줄다리기 한바탕
조경숙 지음 / 다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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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관계는 줄다리기가 아니야

학창시절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친구들과의 관계인 것 같아요.

친구가 전부처럼 느껴지는 시기라 친구와 싸우기라도 하면 종일 전전긍긍 하곤 했지요.

내 말이 맞아

아니야 내 말이 맞아

서로 우기며 자기쪽으로 당기기만 하느라 결판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죠.

이제 곧 우리 아이도

친구를 사귀고 친구와 다투기도 할 텐데...

그럴 때 서로 의견 자기 의견만 내세우며

한쪽 편만 들기 보다,

친구 입장도 생각해 보고 먼저 다가설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모든 부모들이 다 똑같을 거예요.

친구관계로 고민하는 아이와 아이에게 건강한 친구관계를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에게 추천하는 그림책 <줄다리기 한바탕> 입니다.


사자와 곰은 둘도 없는 친구예요.

그런데 어느날 둘 사이에 선이 생겨 버렸어요.


이쪽이 사냥 하기 더 좋은 걸?

사자는 이쪽이 더 좋으니까 곰을 이쪽으로 오라고 했어요.

그런데 곰이 싫다지 뭐예요?

왜 이쪽으로 오지 않는 거지?

사자는 곰을 이쪽에 오게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도 해 보고

맛있는 걸 줄에 달아 보기도 했어요.


이정도면 이쪽으로 오겠지?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 데도

이쪽으로 오지 않는단 말이야?

당장 이쪽으로 와!

사자는 불같이 화를 내 보기도 했지만 곰에게 먹히지 않았지요.

결국 당기기만 한 줄은 약해져 툭 끊어져 버렸어요.


끊어진 줄를 들고 엉엉 우는 사자.

이건 나를 위해서가 아니야.

다 너를 위해서 그런 거야.

우린 둘도 없는 친구잖아.

어 그런데....


저쪽에 있어도 별 문제가 없네?

곰은 저쪽에서도 잘 지내니까 줄을 당기는 건 이제 그만둬야 겠어.

사자는 곰을 자기쪽으로 당기는 걸 그만두고

줄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어요.

사자와 곰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모두가 나와 같지 않은 것은 알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 받고 싶지만...

몸만 자란 미성숙한 우리 어른들도 막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는 참 힘들어요.

우리의 미성숙함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가족, 친구... 가까운 사람일수록 서로 더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 하는데

가깝고 익숙할수록 오히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더 어려워요.

어른도 이렇게 힘들진데 아직 자기 중심적 사고가 당연한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힘든 일 일까요?

"그러면 안 돼! 친구 입장도 생각해야지!"

라고 윽박 지르기보다 <줄다리기 한바탕>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자기 쪽으로 줄을 당기며

"다 너를 위해서야!"

라고 하는 사자에 말에 저도 뜨끔했어요.

밥을 안먹고 떼쓰는 아이에게

제가 쉽게 하는 말이었거든요.

다 너를 위해서 라는 말은

아이나 주변사람들을 위하는 척 하면서

자유를 빼앗는 이기적인 말이에요.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내뱉고 마는 부모들, 어른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줄을 꼭 잡고 있으면 그 자리 밖에 있을 수 없어요.

줄다리기 신경전으로 지친 사람들이

<줄다리기 한바탕>을 통해 꼭 잡고 있던 줄을 놓고 자유롭게 어울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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