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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사고 많이 팔았다고 생각했는데 순위는 의외로 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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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학자의 변명
G. H. 하디 지음, 김인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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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수학의 해'이다. 유네스코가 특정 학문의 해를 지정한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수학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보여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수학 하면 '학교'수학을 떠올리고 더 나아가 '입시 수학'만을 생각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에 수학관련 서적이 베스트 셀러 대열에 오르내리는 것은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얼마전에 인도의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의 전기 <수학이 나를 불렀다>를 읽게 되었다. 그 라마누잔을 발견하여 그와 공동연구를 통하여 많은 업적을 남겼던 G.H.하디의 <어느 수학자의 변명>을 오래 전에 읽어 보고 잊고 있었는데, 라마누잔을 읽은 계기로 하디의 책을 또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 읽게 되었다.

지은이 G.H.하디는 20세기 초 영국의 수학계를 이끌었던 수학자로, 그는 이 책에서 수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삶에 대한 섬세한 사색을 통하여 진정한 수학의 의미와 수학의 가치를 유려한 문체로 적고 있다.

이 책은 따로이 장을 구분하지 않고 1부터 29까지 번호를 붙인 짧은 글을 연속적으로 배치하였는데, 마치 수학의 정리에 대한 한 편의 깔끔한 증명을 보는 듯한 인상이 들었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몇년 전에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는데, 두번째 읽고 나니 행간에서 순수수학자의 맑고 깨끗한 이성과 빛나는 지성이 느껴진다. 늘 가까이에 두고 읽고 또 읽으면, 읽을수록 또다른 감동을 받을 것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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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나를 불렀다 - 인도의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
로버트 카니겔 지음, 김인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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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천재만이 알아볼 수 있다? 당대 영국 최고의 수학자였던 하디의 도움으로 캠브리지로 가기 전까지 라마누잔은 식민지 인도에서 낙제에 낙제를 거듭하는 대학생이었다. 비록 그가 이미 20대 초반에 수학에 관한 엄청난 발견을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라마누잔이 수학에 관한 한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채 독학을 하면서 얻어낸 방대한 양의 정리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그 뛰어난 점이 입증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해석을 기다리고 있는 정리가 남아있다고 하니 그의 천재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비록 위대한 천재 수학자이지만 본받아야 할 수학자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은 단순히 그의 괴퍅한 성격이나 수명을 재촉할 정도로 무모한 고집 때문일까 ...?

이 책이 수학자의 전기이기는 하지만, 다른 종류의 수학자 전기나 대중수학서보다는 수학적 내용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수식만 봐도 머리가 쑤시는 사람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그러한 사람이 수학자의 전기를 읽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라마누잔의 수학세계를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약간은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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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몽상
이진경 / 푸른숲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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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이진경은 25살 때 쓴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으로부터 시작하여 수많은 저서와 역서로 꾸준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회과학자로서, <상식 속의 철학 상식 밖의 철학> 등 몇 권의 철학교양서를 통해 근현대철학 분야에 있어서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그가 <수학의 몽상>이라는 대중수학서를 썼다기에 그가 뭔가 일을 벌였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쳐 보았다.

17C~20C초에 걸친 근대수학사에 있어서의 혁명적인 변환과 발전을 통해 상상력에 가득찬 수학의 발상법과 그것이 주는 기쁨과 아름다움을 독자에게 전해 주고 있다. 저자가 수학에 파묻혀 사는 전문 수학자였더라면 결코 쓸 수 없는 그러한 종류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대상을 수와 식이라는 수학적 언어로 바꾸는데 능숙한 수학자와는 달리, 이해하기 힘든 수학 개념을 마치 화롯가에 모여 앉은 손자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해주시는 자상한 할머니의 음성으로, 때로는 냉혹한 비평가의 음성으로 근대수학의 영욕을 파헤치고 있다. 다른 표현을 사용한다면, '한양 가본 사람보다 안가본 사람이 한양 이야기를 더 잘한다'라고나 할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의도적으로 수식을 쓰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보니 수식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는 차라리 수식을 적당한 자리에 끼워 넣는 것이 내용을 이해하기에 더 수월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부적절한(?) 비유보다는 단 한줄의 수식이 더 정확하고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의 저자 역시 잘 알고 있을텐데... '수학에는 왕도가 있다'라는 저자의 외침이 과연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다고 저자는 믿을까?

또 하나, 이 책이 학술 서적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참고문헌'란을 두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하더라도, 더 깊은 독서를 하고자 하는 독자를 위해 '참고문헌'란 혹은 '더 읽을 책들'이라는 지면을 할애해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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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수학자 - 천재 수학자 폴 에르디시의 현대 수학 여행
브루스 쉐흐터 지음, 박영훈 옮김 / 지호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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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생동안 1500여 편의 연구 논문을 남긴 천재 수학자 폴 에르디시의 전기이다. 내가 이 수학자의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10여 년 전 대학시절 어느 교수님으로부터였는데, 그 방대한 발표 논문의 수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의문이 났던 것은 그토록 많은 논문을 썼던 그가 과연 오래 전에 발표한 자신의 논문 내용을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나의 생각은 그저 평범한 두뇌를 가진 사람의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미 네 살 때 음수 개념을 스스로 깨우쳤던 에르디시는 저녁 식사중의 대화중에 한 편의 논문을 완성할 정도로 번뜩이는 두뇌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어떤 수학자를 만났을 때 수년 전 그들이 만나 나누었던 대화를 중단됐던 부분에서 곧바로 이어 계속할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기억력마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의 천재성만을 부각시키지는 않는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일정한 직업도 집도 없이 서류가방 하나만 달랑 들고 수학문제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 헤매다녔던 괴짜 인생이지만, 그의 천진난만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에서 인간미를 느낄 수가 있다.

에르디시가 비록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수학자일지는 모르지만, 그가 1996년 세상을 떴을 때, [뉴욕 타임스] 1면에는 '수학의 최전방에 서있는 방랑자 에르디시, 83세를 일기로 사망하다]라고 크게 실렸었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정수론 학자로서 컴퓨터 과학 및 암호론에 중추적 역할을 한 수학 이론을 내놓는 등의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500여 편의 논문을 다른 수학자와 공동 발표하였는데, 열네살짜리 어린 수학자와 공동연구논문을 출간했다는 대목이 인상깊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수학자와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열네살짜리(중학교 2학년 정도) 수학자가 나올 수 있을까? 그리고 열네살 먹은 어린 아이와 공동연구를 할 정도로 머리가 열려 있는 학자(수학자뿐만 아니라)가 있을까?

이 책은 한 수학자의 전기이지만 그의 일생을 통해 현대수학의 흐름(정수론에 중심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을 비춰주고 있다. 몇 군데 등장하는 수학적 증명이나 추론 등은 여러 번 되새겨 보며 읽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며, 설사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책을 읽는데 장애물이 되지는 않으리라. 피아니스트의 연주에 감탄하기 위해 그가 어려운 악절을 건반에서 어떻게 손으로 터치하는가를 알 필요가 없듯이 말이다.

이 책의 원제목은 'My Brain is Open.'인데, 에르디시가 평소에 즐겨했던 말이라고 한다. 비록 우리가 에르디시같은 천재는 아니더라도 항상 우리의 머리를 열어놓는 것이 어떠한가? 원제목과 달리 번역서의 제목을 '화성에서 온 수학자'라고 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화성에서 온 수학자'라는 제목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지만, 다분히 판매부수를 늘릴 상업적인 이유에서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원제목만큼 에르디시의 생애를 잘 표현해 주는 말은 없을 것이고, 이 책의 저자 역시 독자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My Brain is 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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