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일곱 살 - 개정판
허은미 지음, 오정택 그림 / 만만한책방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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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렸으나 잃어버린줄 모르고 살았던 가치가 있는 것 같다.  허은미 작가님의 <진정한 일곱살>을 보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한참 더 막막함 속에 더듬거리고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하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보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쩌면 특정한 활동마다 그에 맞는 나이를 정해두었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든다.  대학졸업, 취직, 결혼 등, 무엇을 하는데 있어 알맞은 나이.. 

일정기간에 너는 이루었고 나는 이루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아무런 구분 짓지 않고 어울려 뛰놀았던 나의 일곱살. 

나는 진정한 일곱살 그리고 여덟살을 밟아 지금까지 잘 성장해온걸까?


책을 읽다보니 내 자신도 한국이라는 사회안에서 그리 크게 튀지 않고 살아가려고 고군분투 하려다보니 나도 모르게 내 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강요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살짝 의심이 들기도 했다. 


책 초반에 그냥 일곱살도 아닌 진정한 일곱살이라면 이빨 하나쯤 빠져야하고, 양보도 할 줄 알아야하고, 가리지 않고 모든 음식을 잘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데.. 꼭 그래야 하나? 라는 물음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마치 진정한 일곱살의 행동들을 내 아이가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보다 내가 내 스스로 지금 나이에 걸맞게 살고 있나라는 자문에 흔쾌히 답하기 어려웠었던게 아닐까.   나를 스스로 반추할 시간을 준다는 것 이것이 어쩌면 그림책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찰라의 생각도 들었다. 

결국 책 마지막에는 진정한 일곱살이 아니면 진정한 여덟살 혹은 진정한 아홉살 또 그상이 되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진정한 어떤 나이가 된다는것은 혹은 진정하게 성장하는 것은 조급해 하지 않고 단계를 밟아 간다는 것을 의미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새롭고 더 큰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흘러갈때까지 단계적으로 배워가는 태도. 그리고 그 태도들이 쌓여 진정한 일곱살, 여덟살..그리고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닐까. 

여섯살짜리 아들에게 <진정한 일곱살>을 읽어주던 서른일곱짜리 나는 이제서야 잘 커가는 법을 알게 된것 같다.  

오늘 당장이 마냥 행복하지만 않은 많은 어른들이 소유했으면 하는 지혜가 아이와 같이 읽는 그림책안에 모두 담겨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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