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 - 홍승희 에세이
홍승희 지음 / 김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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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을 위한 낙인, 결집을 위한 배척.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에 너그럽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안정을 유지하는 방식은 건강하지 못한 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안정을 위해 '안정적이지 않음'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불법'을 규정함으로써 질서를 유지시킨다. 이건 국가의 모습에서만 존재하는 현상이 아니다. 일반적인 관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누군가를 이상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순간, 그 사람을 제외하고는 하나 되기가 수월해진다. 뒷담화의 문화, 즉 꼬리표를 붙이는 문화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다름'에 대해 인정한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너무 쉽게 '다름'을 배척한다. 인정이라기 보다는 존재의 확인에 가깝다. 수용한다라는 표현보다는 구분짓다의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다름을 이상하다고 여기는 사회, 이것이 더 이상하다. 다름을 이상함으로 치부해, 안정을 유지하는 사회 이것이 더 이상하다. 다양성보다는 획일화를 통해 유지되는 사회가 더 이상하다. 다름을 시도하기보다 다름에 대해 여러 꼬리표 붙이는 게 익숙한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경험이 중요하다 말하면서, 경험의 다양성에 대해 수용할 수 있는 폭은 좁다. 너무 좁다. 그래서 우리(US)가 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날카롭기만하고 폭넓지 못하니 US는 VS가 된다.
   대립을 통한 결집, 배척을 통한 안정을 꾀하는 모습은 동물들을 고분고분하게 만들기 위해 거세시키는 작업과 다름없다. 매끄러움 흐름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 우리는 무엇을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불화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화없이 흘러가는 모습 이면에는 불법화를 통한 무분별한 억압이 있다. 합법과 불법을 왜 정하는가?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가? 그리고 불법을 규정함으로써 얻는 것은 무엇인가? 등, 거세시키는 시도들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닌 경우가 더러 있다.
   다양성에 대해 너그러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로 변하지 않는 전통, 그리고 굳어져버린 폭력의 일상에 너그럽다. 이런 너그러움은 누구를 위한 너그러움인가. 이런 너그러움은 늑대에게 너그러운 것이다. 그것은 양에게 잔인한 것과 다를 바 없다.
   항상 약자가 양이 되고 늑대가 강자가 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당연한 이치겠지만, 사람이 사는 사회는 동물의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람은 양도 아니고 늑대도 아니다. 같은 사람일 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에 사람은 규제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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