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웅진 모두의 그림책 17
세바스티엥 조아니에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최성웅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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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콘세이의 새 책 <어서오세요>가 왔습니다. 주문할 땐 몰랐는데 그림책 외에 일러스트 페이퍼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게 대박이네요! 그림책 네 배 크기로, 그림만 모아둔 것입니다. (680x380cm)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선물 같은 거네요.

늘 하는 ‘어서오세요’라는 말이 이렇게나 감동적일 수 있을까요? 화자 ‘나’의 인생에 정중하게 초대되는 느낌입니다. 글을 쓴 세바스티엥 조아니에는 그림책 <까만 아이>의 저자입니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너’는 누구였을까요? 태어날 아기일 수도 있고, 인생의 반려자일 수도 있겠고, 또 친구일 수도 있겠지요. 어떤 관계라 하더라도 행복하겠습니다. 이런 환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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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강렬합니다. 하얀 도화지 같은 책장을 열면 빠른 손놀림이 보이는 것 같은 크로키가 가득합니다. 역동적인 선들은 움직임만 아니라 감정도 선명하게 그려냅니다. 아픔, 기쁨, 환희, 행복, 그리고 그리움.

누구의 이야기인지, 누구의 ‘강’인지, 작가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냥 보면 알게 됩니다. 다 그리고, 다 보고 난 뒤 눈물을 그쳤다는 ‘강이’의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강이
#이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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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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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눈종이 위를 걸어다는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한 남자가 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는 영혼이 없이 살고 있다. 도리어 그것이 효율적인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렸다. 남자는 의사를 찾아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설명했는데, 사람의 영혼은 몸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 해서 그의 영혼이 남자를 찾아오지 못 하고 길을 잃었기 때문이란다. 남자는 기억 속 자기만의 장소에 가서 영혼이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바로 이 장면에서 책에 트레이싱지로 된 페이지가 처음 나타난다. 뭘까?

같은 페이지, 트레이싱지에는 나무들만 울창하게 서 있는데, 뒷 그림에는 나무 뒤로 작은 집이 있다. 좌우가 연결된 그림은 여기까지이다. 이후로 왼쪽과 오른쪽 화면에는 서로 다른 장면이 이어진다. 영혼의 여정과 남자의 기다림이다. 남자는 한 장소에서 계속 머물러 있고, 왼쪽 화면은 그의 기억 속에 있는 어떤 장면들을 계속 보여주는 것 같다.

흑백의 짙은 연필로 섬세하게 그려진 그림들이 이어졌다. 그러다 왼쪽 화면, 영혼의 여정에 노을처럼 황금빛이 가늘게 나타났다. 그리고 다음 장엔 각각 두 개의 길이 있다.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길을 이 끝과 저 끝, 집 안과 밖에서 마주 보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트레이싱지가 나타났다. 마침내 그의 집 창문 앞에 그의 영혼이 나타났다. 그리고 마주한 두 사람. 순간 너무 놀랐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과연 영혼은 어떤 모습일지 조심스레 상상해 봤는데 정말 뜻 밖이었다. 그의 영혼은 어린 아이 모습이다.

영혼의 속도가 느리다는 의미가 단순히 이동하는 공간을 이야기한다고만 생각했던 거다. 그의 영혼은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느라 시간적으로 아직 어린아이였던 것이다.

남자가 자신을 잊어버린 것은 재앙이지만 한편으로는 행운이다. 그는 차분히 자기만의 장소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며 온전히 집중하였고, 자기 내면의 아이를 만난 것이다.

— “드디어!!” 영혼은 숨을 헐떡였습니다.

그때부터 화면에는 생기를 보여주듯 색연필 그림이 그려져있다. 그리고 그 둘은 더 이상 나뉘어지지 않고 한 화면에 같이 있다.

— 그들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트레이싱지가 끼워진 두 지점 사이에 있는 각 페이지 윗쪽에 보면 알 수 없는 숫자들이 찍혀 있다. 책을 다 보고나서야 그 숫자들은 남자가 영혼을 기다린 날, 영혼이 남자를 찾는 여정을 가리키는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략 6개월 정도 된다.

그제야 생각났다. 이것은 상담 장면에서 자주 목격하는 일이다. 한 번도 생각하지 못 했던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고, 어느 시기에 고착된 자기 내면 아이를 만나기까지의 여정 말이다.

내 안에 있는 어린아이를 억지로 자라게 하거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 책에서 ‘남자는’이 아니라 ‘그들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는 것처럼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무척 궁금했다. ‘올가 토카르축’, 역시나 그는 심리학을 전공했고, 맨부커상을 수상한 적 있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소설가였다. ‘영혼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는 묘사로 그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내가 생각한 것과 같은지 모르겠지만 책을 보는 동안 모눈종이 안에 갇힌 것 같은 남자의 갑갑한 마음, 그리고 지치고, 더럽고, 할퀴어진 영혼의 여정이 눈물겨웠다. 가슴 벅차게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 책에 텍스트는 배경을 설명하는 정도로 아주 잠깐만 나온다. 그리고 모든 것은 요안나 콘세이요의 그림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것처럼 선명하게 이야기가 흘러갔다. 그 안에 오래 전 만났던 내 안에 어린아이도 함께 있었기에 더 감동적이었다. 영혼을 잃어버린 사람들 뿐 아니라 치유자들에게도 좋은 교보재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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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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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펀딩하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
영화 한 편을 본 것처럼 생생하다. 점점 가슴이 뛰고 연신 울컥한 감정이 올라왔다. 영혼을 만나는 장면에서 정말 감격에 벅찼다. 그제야 온통 아름다운 색으로 채워지는 화면. 좋은 작품을 만나 진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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