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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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오랜만에 읽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2000년 9월 11일, 그 때 나는 대학 2년생이었고 어느 아침 텔레비전에서 마치 영화처럼 보도되는 장면을 보았다. 과연 저것이 실제 상황일까? 란 의심이 들 정도로 놀라운 장면을...

지구 반대편에 일어난 일이어서 그냥 그렇게 넘어갔다. 그러나 미국은 그 사건을 계기로 바뀌어 가고, 변했다. 사실 그 참상은 그 나라만의 사건으로 국한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일이다.

오스카란 귀여운 9살 소년이 등장한다. 상처받은 새를 연상시키는 아빠를 너무나 사랑하는 괴짜 소년 오스카.

그 아이는 9.11로 사랑하는 자신의 아버지 토마스 셀을 잃게 된다. 게다가 갑작스런 테러로 학교가 일찍 파해 집으로 돌아온 그에게는 아버지의 부재중 통화 4통이 기다리고 있었고, 마지막 전화를 끝내는 그는 받지 못한다. 그리고 그 죄책감으로 너무나 힘든 2년의 세월을 보낸다.

이 소설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오스카가 찾으려 했던 아버지가 남긴 열쇠와 블랙이란 사람의 이름

전화번호부 A부터 Z까지 그들을 방문하며 많은 사연을 듣게 된다. 그들은 각자의 아버지, 어머니, 남편, 아내, 아들, 딸로 살아가는 일상적인 사람들이며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상처받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전쟁으로 생애를 잃어버린 오스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

읽는 내내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가슴 아프게 한 작품이다.

작품에서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우리가 몇 시간이고 말없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가 시간을 허비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왜 모든 것을 마지막처럼 대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까. 가장 한스러운 것은 미래를 너무 많이 믿었다는 것야.'

이 작품은 내 주변의 존재들에 대한 감사와 애정을 갖게 만드는 작품이다.

미루지 말고, 서둘러라.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상대를 대하며 ,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하라.

어제 충무 영화제에서 보스니아 내전 후를 다룬 영화 <스노우>와도 연결시켜 생각이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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