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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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림 , 이병률 -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사람 한 명쯤 가슴에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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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버 되어 나온 끌림.

여러 사람들에게 인생책으로 손 꼽히지만, 나에게는 그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책.

표지 참 예쁘다. 하늘하늘거리는 모습.

꽃, 종이, 나무, 글, 책.

 

다 자연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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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보고 깜짝놀랐다. 책이 잘못된 줄 알고.

제본?이라고 해야하나. 책이 이렇게 묶여 있는 것은 처음 보았기 때문에,

이거 뭔가 불안한데..싶었지만, 엄청 튼튼하다. 그리고 책을 넘길 때 느낌이 다르다.

 

어떻게 다르냐고? 그건 직접 사서 해보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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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 작가님의 손 글씨.

참 예쁘다, 가을처럼.

글을 쓰고 이름을 적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어느 계절을 가장 닮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바람'이라고 대답하겠다.

 

그 이유는, 그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의 글을, 그의 일부를, 그의 조각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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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넘기면 마주하게 되는 문장.

 

" 내가 걸어온 길이 아름다워 보일 때까지 난 돌아오지 않을 거야. "

 

아릅답다,는 것은 얼만큼일까.

아름다움에도 채도가 있을까.

아름다움에도 점수가 있을까.

아름다움에도 기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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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사랑은.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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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풍경 앞에서 한참 동안 머물다 가는 새가 있어.

 

그 새는 좋은 풍경을 가슴에 넣어두고 살다가 살다가

짝을 만나면 그 좋은 풍경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일생을 살다 살다 죽어가지.

아름답지만 조금은 슬픈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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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풍경 앞에서 한참 동안 머물다 가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은 좋은 풍경을 가슴에 넣어두고 살다가 살다가

짝을 만나면 그 좋은 풍경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일생을 살다 살다 죽어가지.

아름답지만 조금은 더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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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돼요.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 '

- 끌림, 이병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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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으로 나는 끌림을, 아마도 여섯 번째 읽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이 작가를 여섯 번 만났다고 할 수 있는 걸까.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라는, 이 작가의 말은
온종일 마음속을 맴돌다가 바람에 실려 날아가지 않고, 어여쁜 사람을 만나게 되면 화석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그럼 가슴속에 돌덩이 하나가 생기는데, 그럼 나는 그때부터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이다.

어여쁜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지는 것이고.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돌이라고 했나 보다.

그 돌은 다른 돌에 의해서만 깨어질 수 있다고 했고. 나의 마음은 너의 마음으로만 깨어질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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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꾸 사랑에 대해 고민한다. 남녀 간의 사랑이든,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든.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고 배웠는데,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져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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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고 이어져서 닿을 듯 말듯하였던 곳에 가닿아 스스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단단해진 마음을 부셔줄 누군가를, 사랑을 만나기 위해 일평생 동안 몸부림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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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람을 위하여.

 

나는 이 챕터를 읽으면서, 예전에 들었던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가려는데, 가게 주인이 이렇게 이야길 했다고 한다.

 

"방금 앞 손님께서 막 결제를 해주고 가셨어요, 다음 사람을 위해서 결제 하시겠어요?"

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좋게 "그럼요, 그렇게 하도록 하죠."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했는데,

가끔 "앞 사람이요? 왜요? 제걸요? 그럼 저는 다음 사람을 위해 굳이 계산할 필요는 없잖아요."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이렇게 사람은 다 다르다.

내 생각같지가 않고, 내 마음같지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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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글에서는, 다음 사람을 위해 작은 선물을 두고 가는 이상한 전통 같은 것이 생겼다고 했다.

집 주인도 방을 청소하러 오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선물을 보면서 기쁘다고 했다.

나도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사람을 위하여, 무엇이든, 작은 것이라도 내어줄 수 있는 사람.

시간이든, 물건이든, 마음이든, 생각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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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가 본 것을 생각하면 나는 눈이 맵다.

 

나도 눈이 자주 매워지는 사람이다.

가끔은 소리 내어 울고 싶을 때,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면서 운다.

그것도 엉엉.

 

그렇게 울고 나면 맵던 눈이 시리고, 아프다.

나는 어른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존재들인데.

해야 만 하는 일들에 사로잡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어른들.

나도 그런 어른이 될까봐.

자꾸, 그리고 자주 눈이 매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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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노트.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챕터.

사진과 글이 귀여운 상자속에 담겨 작게 소리친다.

"나 여기있어요, 가까이 와서 들여다 봐주세요."

사진을 한 장씩 손가락 끝으로 만지면서

입으로는 조용히 소리 내어 읽는다.

 

그럼 아주 잠시, 나는 그 나라에 다녀온 기분을 느낀다.

사진 속에 그 사람들이 지금도 건강하고 행복할지를 생각한다.

사진과 글은, 짜장밥과 계란국처럼 참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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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이 책을 쓰고 만들고 소개한 모든 사람들의 이름이 담긴 이 장.

나는 이 장을 좋아한다.

작가의 이름도 좋지만, 여기에 적힌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들.

언젠가 나도 이 마지막 장 안에 내 이름을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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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좋다.

당신에게, 그리고 당신이 좋아하는 당신에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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