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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 좋은 방
용윤선 지음 / 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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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 좋은 방'
용윤선 지음
내가 애정하는 '달' 출판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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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봄
우연한 기회로 작가님을 만나게 되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그 날은 잊지 못한다. 잊을 수 없다.
꿈만 같았고, 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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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자리에서
태어나 처음 마셔보는,
이름도 대단한 '대동강'이 가득 찬 술잔을 부딪히며.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그 날 작가님께 직접 쓴 손편지를 드렸는데,
후에 작가님의 sns에 내 편지가 올라온 것을 보고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던 기억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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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윤선 작가님의 책은
13월의 만나요를 먼저 읽고,
나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글을 읽고있구나- 라는 느낌보다
작가님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처음에는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느껴지지만,
글을 읽고 책을 만지고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사이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더 애정을 가지고 글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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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처럼 보이는, 물방울 표시는
빛에 비추어 보면 반짝거린다.
그리고 손으로 만져보면 책의 표지와는 다른 질감을 갖고있다.
책을 펼치기 전에
하나의 의식처럼, 눈물방울을 문지르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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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커피 볶고 내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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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연히, 어떤일을 마주하여
무슨 일을 해내고 있을까.
좋아하는 일과, 잘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나는 줄타기를 잘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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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책을 몇 달 두었다가 읽었던 것 같다. 기억에 두고 싶은 페이지 모서리를 접어두는 버릇이 있는데,
산도르 마라이의 '결혼의 변화'는 폭풍처럼 접으며 읽었던 것 같다.
강박증세 중 하나로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그 작가 책을 모조리 다 읽고 싶어한다.
마라이 책을 모조리 다 읽는다.
자면서도 읽고, 서서도 읽고, 울면서 읽다가, 소리내어 읽고, 거실을 깨끗하게 닦고
바닥에 누워 뒹굴며 읽고, 여행 가서 읽고...... 읽는데 한 맺힌 사람처럼 읽는다. '
이 구절을 읽어내려가면서 피식 웃음이 났다.
나와 너무도 닮아있어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이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을 것 같다.
예전에는 책을 깨끗하게 읽고싶어서 한 장 한 장 조심히 넘겨가며 읽었는데,
너무 좋아서 도저히 못참겠는 부분의 페이지 모서리를 다 접기 시작했다.
책 한 권을 다 읽어내면, 그 책의 원래 두께보다 더 굵어진 책을 마주하게 됐다.
그럼, 그 책이 꽂혀있던 책꽂이의 자리에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사람으로 따지면, 살이 쪘다고 해야하는걸까.
태어나 처음으로 책을 읽으면서
흔히 말하는 '인덱스'?라는 것을 책에 붙여보았다.
처음에 붙이면서 읽다가, 느꼈다.
아- 이대로 가다간, 모든 페이지에 다 붙여버리고 말겠구나.
그래서 그후부터 다시 붙이지 않고 모서리를 접어댔다.
그리고 오늘, 아까운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이 책과 인사를 나눴다.
작가님을 다시 만나뵙게 된다면,
이 책에는 내 이름으로 사인을 받고 싶다!
(이전의 13월에 만나요 책은, 어머니께 선물을 해드려서.. 엄마 이름으로 사인을 받았다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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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3
쪽에 나와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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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넘어 동감을 넘어 탄성으로 이어지는 문장.
많은 이들이 이 글을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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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날 때부터 꼬리표 같은 것 하나씩 달고 태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
이를테면,
'너는 시인이 될 테니 다른 생각하지 말고 시처럼 살아라.'
'너는 바리스타가 될 테니 정성껏 커피를 만들어보렴.'
'너는 혼자 살면서 네가 누군지 잘 생각해보려무나.'
'네가 높은 곳에 올라가거든 아래를 한번 보렴. 네가 얼마나 행복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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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의 생각을 정리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싶었는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
나는 무엇을 잘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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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내가 되길.
나는 누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