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장석주 지음 / 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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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 장석주>


제목부터 참 좋다.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라니.

오직 오후의 시간에만 읽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가도

페이지를 넘길수록 멈출 수 없이

자꾸자꾸 손이가는 새우깡처럼

이 책도 그러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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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 이라는 말을 언제부터 좋아하게 된 건지

확실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냄새나는, 사람이야기가 가득한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쓴 글은

언제나 재미있고, 배울 게 많고, 또 옳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독자의 생각이니, 각자의 생각의 테두리에서

거를 것은 거르고 읽어주시길 :-)

우리 개개인은 각자가 하나의 작은 우주이며 작은 세계이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틀린 삶, 틀린 답, 틀린 인생을 사는 게 아닌

그저 조금씩 다를뿐인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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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읽기 시작했지만, 아껴 읽고싶은 마음을 얼른 떨쳐버리고 큰 숟가락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쿠키앤크림 아이스크림을 이만큼씩! 떠먹는 것처럼 많이 읽고 많이 먹어야겠다. 즐거운 오후.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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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시인. 산책자 겸 문장노동가.
날마다 읽고 쓰는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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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날마다 읽고 쓰는 삶을 살고싶다.
다시 책 읽는 재미에 풍덩 빠졌다. 수불석권이라 하였던가,

퇴근 후에 책을 읽으면 머릿속에 더 콕콕 박힌다.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는 책 한 잔. 이런게 행복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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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읽기는 했지만,

숲속에서 읽는다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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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흐르는 클래식을 들으며 읽는 것도 좋겠지만,

산 속에서, 숲 속에서 지저귀는 새소리와, 흐르는 물소리로 귀를 채운다면

마음이 조금 더 풍족해지리라 믿는다.


그리하여 본 독자는, 이번 제주도 가족 여행에 이 책을 데리고 다녀왔다는 사실!

공항에서, 제주도의 푸르른 숲속에서, 제주도의 푸른 밤 속에서

음미하듯 조금씩 조금씩 읽어내어

나의 오후가 전보다 더 푸르렀고, 가득찼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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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본질은 자기에게서 떠나 되도록 자기를 멀리 벗어남에 있다. 자기에게서 해방되어 비로소 자기를 만나는 것이 여행의 보람이다.

가장 가까운 나를 만나려고 가장 먼 곳으로 떠난다. 내 어딘가의 '숨은 자아'를 만나는 것,

이것이 풍경의 먼 곳, 혹은 먼 곳의 풍경이 만들어내는 뜻밖의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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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나를 만나러 가장 먼 곳으로 떠난다, 라는 말이 마음 깊숙히 자리했다.

나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행. 꼭 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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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보일 이란 사람은 "강물이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이유는 의심이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어디로 가는지 잘 알고 있으며,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하는 일이 없다"라고 썼다.

내가 쓰고 싶었던 문장은 바로 강물같이 평온한 문장이다.

스스로 어디로 가는지 잘 알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하는 일이 없는 문장들!

이라고 적었다. 그래서일까, 문장을 읽는 동안 물 흐르듯 부드럽고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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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애정하는 이병률 시인님의 이름이 이 책 한 페이지에 거론이 된 것도 참 좋았다.

직접 두 눈으로 보지 못했어도

얼굴을 맞대고 만난 것 같은 느낌.

반가운 느낌.

결국, 좋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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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간 중간 나오는 시 구절들을 읽다보면

마치 내가 시인이 된 것처럼

세상을 달리 보게되고, 순간을 아름답게 기록하기위해 애쓰고있는

책을 좋아하고 글을 사랑하는 한 소년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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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가 뇌리에 띵- 하고 스치는 문구 혹은 글귀를 만나면

스티커를 붙이기보다

 책의 한 귀퉁이를 접어주는 일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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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은 계속 좋아서 더이상 접는 일이 무의미해졌다.

그래서 접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이러다가 책의 두께가 처음 상태의 두 배는 될 것 같아서.

이러다 책장의 빈 공간들이 남아날 것 같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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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부분, 가장 인상적이거나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무엇이냐 묻는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그냥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이야기 할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조금의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선택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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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낸 온갖 도구 중에 가장 경이로운 것은 책이다.

다른 도구들이 인간의 육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책은 상상과 기억에서 발생한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1899~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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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바람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더 많은 이들이 더 많은 이들의 책과 글을 읽고

생각을 공유하고 나누며

서로의 생각에 스미고 스며들어

나아가 알 수 없는 삶과 인생속에서

서로가 닮아있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진정한 하나가 될 수는 없어도

하나가 되기위한 힘을 모을 수 있는

한 사람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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