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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ㅣ 열림원 세계문학 1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평점 :

내가 언제 '데미안'을 처음 읽었던가?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마도 고등학생 때 인 것 같다.
요즘 아이들에 비하면 늦게 시작된 사춘기 시절, 인터넷도 자유롭지 않던 그 시절
마치 중2병 걸린 소녀처럼 고등학생의 나는 수업 시간 때 교과서 뒤에
이 책을 숨겨 몰래몰래 읽어내려갔다. 당시는 다 읽고나서 이게 가능한 것인가?
내가 이해한 것이 과연 맞나? 누군가를 붙잡고 얘기나누고 싶었지만 주변에는
데미안을 읽는 수험생들이 없었다..그렇게 나의 첫 데미안은 흐지부지되는 가 싶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다시 데미안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어린이용 데미안, 청소년을 위한 데미안..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서인지 헤르만헤세의 문체는
느낄 수 없이 그저 스토리 흐름만을 따라갔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 역시도 내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고등학생 때 읽었던 데미안에 대한 기억이 얼마나 큰 오류가 있었고
놓친게 많았는지 깨닫기도 했었다.

4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는 올해의 나,
독어독문을 전공한 교수님께서 번역한 데미안 완벽본을
드디어 손에 쥐게 되었다.
정확히는 내 인생 3번째 데미안인데
문체가 어렵지는 않을지 다소 걱정이 되었지만
3번의 만남이라서 그런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데미안 책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완역본을 읽으며 충족감을 느끼게 되었다면 믿을 수 있을텐가^^
독일어로 읽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독일어 원서를 읽는 기분.

데미안 책의 첫 위기..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주인공과 함께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친구의 괴롭힘을 왜 부모에게 말하지 않았으며(전지적 학부모시점)
혼자서 그렇게 괴로워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어서 안타까웠던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부모에게 이야기했음 주인공 역시 데미안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며
이 책 역시 평범한 내용으로 흘러가
성장소설로 널리 읽히지 않았을 터.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데미안을 읽고 또 읽는 성인,
처음 접하는 성인에게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