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불길 - 시대의 개혁자들, 종교개혁의 심장을 발견하다
마이클 리브스 지음, 박규태 옮김 / 복있는사람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식지 않는 종교개혁의 뜨거운 심장, 칭의의 복음

마이클 리브스의 꺼지지 않는 불길을 읽고

 

16세기 대륙의 종교개혁사와 17세기 영국을 뜨겁게 달궜던 청교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꽃처럼 살다 간 마르틴 루터와 울리히 츠빙글리, 잘 칼뱅의 일생을 흥미롭게 진술한다. 300페이지 밖에 안 되는 얇은 분량이라 가볍게 보지 말라. 수천 페이지로 담아내는 필립 샤프의 교회사에 못지않은 핵심의 내용들을 담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가독성이 좋아 청소년이면 충분히 읽어낼 만하다. 가을에 떨어진 알밤을 까듯 3일에 걸쳐 조금씩 톺아 먹는 맛이 좋다.

 

당시의 배경들과 인물들의 실제적인 표현으로 맛깔스런 재미까지 품고 있다. 15살 차이나는 마누라 카타리나가 말술로 취기 오른 루터에게 잔소리로 구박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비텐베르크대학의 가난한 학생들의 생필품을 통 크게 책임지는 손 큰 수녀 출신 아내. 내친 김에 양조장까지 만들어 팔아 여러 사람들을 먹여 살린 살림꾼이었다. 저 멀리 떨어진 루터가 아니라 복음을 위해 목숨을 내건 인물의 인간미가 저자의 글과 번역자의 손을 거쳐서 풀풀 살아온다.

 

루터보다 두 달 늦게 태어난 울리히 츠빙글리, 올 해 봄에 스위스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출생지와 더불어 카펠 전투에서 죽어서 태어지고 토막 나, 똥에 범벅되어 버린 그의 처참한 최후의 장소까지 다녀왔다. 그가 죽은 지 5년 뒤에 장 칼뱅이 스위스 제네바에 입성하게 된다. 후계자였던 불링거와 더불어 종교개혁의 싸움들을 이어간다. 츠빙글리의 내용들을 조금 짧게 다룬 것이 못내 아쉽다. 삽화 그림아래(117) 설명에서 하나님의 용병으로 무기로 복음을 지키려 했다.’라는 설명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는 칼을 들어 개혁의 기치를 든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샌님 학자라고 스스로 칭했던 칼뱅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지다. 4장에서 비교적 짧은 페이지에 담고 있는 칼뱅의 일생이지만, 충분히 넉넉하게 입문서로 추천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제네바에서 추방된 사건과 짧았지만 스트라스부르에서 난민교회를 섬기며, 달달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을 따라 갈 수 있다. 제네바로 다시 오라는 초청과 부처의 권면은 죽기보다 싫어했고, 심지어는 수락하면 눈물을 흘린 인간적인 모습에서 깊은 공감들을 불러온다. 미처 알지 못했던 프랑스의 지하교회를 위한 지원했던 적극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다.

 

5, 6장에서 다루는 영국의 종교개혁과 청교도의 이야기를 통해서 영국 종교개혁의 흐름의 큰 줄기를 시원하게 톺아낼 수 있다. 복잡하게만 보이는 헨리8세이 수장령 반포이후의 흐름, 줄기의 대략들을 제대로 배열시켜 놓았다. 간략하긴 하지만 웨스트민스트신앙고백서 작성의 배경까지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여왕 때 욕하는 방식으로 불렀던 청교도’, 금욕적인 사람들이라는 오해들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청교도의 스펙트럼은 크다. 청교도의 검은 정장과 치마는 주일의 모습이고, 평일에는 화려한 옷들과 맥주들을 즐겁게 마신 사람들이었다.

 

마지막 7장에서 종교개혁의 큰 줄기를 통해서 저자가 결론적으로 주장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난다. 종교개혁의 불꽃은 아직 꺼지지 않았으며, 칭의의 복음을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한 복판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칭의의 문제는 최근에 다시금 뜨거운 감자처럼 떠오르는 문제다. 이는 리브스의 결론이 옳다는 증거이리라. 종교개혁사에 대한 관심은 복음의 핵심에 대한 관심과 맥을 같이 한다. 일독을 강력하게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