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생 김남중 작가... 이 책에 나오는 정대면씨와 비슷한 연배로 뭔가 냄새가 난다... 했더니 위암에 걸려 담배와 술을 끊어야 했던 아빠,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그자리에 담배와 라이터를 두고 왔어야 했던 아빠의 모습이 바로 김남중작가 본인의 이야기라고 하네요. 위암을 이겨내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건전한 아빠가 되었어야 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재미있는 동화를 쓴 작가가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는지 팬티를 뒤집어 쓰고 찍은 사진에서도 그대로 느껴져 오는듯 합니다. 역시 본인의 이야기를 써서 그런지 아빠의 마음도 잘 표현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이게 어디 제대로 된 세상이야? 법이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누가 그랬어? 웃기지 말라고 그래. 돈 앞에서는 법도 말랑말랑해지는 거야. 돈만 있으면 강아지도 멍사장이야. 대통령도 부릴 수 있다니까."하며 세상을 탓하는 아빠. 암에 걸린것을 알게 된후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동해바다로 여러 맛있는 음식점으로 식구들을 끌고 다니는 아빠. 수술대에 들어가면서도 자신의 빈자리로 힘들어할 가족들을 걱정하는 아빠. 그리고 힘든 수술을 끝내고 가족들 품으로 돌아와 가족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아빠. 이 모든게 김남중작가의 모습이고 또 우리 아빠들의 모습인것 같습니다. 가족의 소중함과 주인공 현주의 솔직한 마음이 잘 표현되어있는 동화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의 마음을 다잡아주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족일것입니다. 나를 믿어주는 가족들이 있기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다시금 힘을내어 달려볼수 있는것이겠지요. 속좁은 아빠는 이런 가족이 서로가 서로를 잡아주고 힘이되어주 관계라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소나무도 살아 보려고 했을 거야. 그러니까 버텼겠지. 그러다가도 너무 힘들어서 삶을 그만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을 거야. 다 놔버리면 되는데 그럼 땅에 뚝 떨어져 이 고생도 끝나는데 그런 생각을 했겠지. 아마 실제로 그렇게 했을지도 몰라. 그런데 그때 말이야. 살아 보겠다고 그동안 몸부림쳐서 뻗은 뿌리가 소나무를 잡았을 거야. 소나무는 그만 살고 싶은데, 꽃잎처럼 뚝 떨어져 버리고 싶은데 뿌리가 소나무를 안 놔줬을거야. 그래서 소나무는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 있을 거야. 여름에는 비 맞고, 겨울에는 눈 맞고, 가뭄에는 목말라 가면서도 계속 저렇게 살아갈 거야. 저 뿌리 보이지? 너희가 내 뿌리야. 아빠는 그걸 깜빡 잊고 있었어. 이제는 절대 잊지 않을게. 고맙다, 얘들아. 나도 너희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 줄게." "그럼, 나는?" 엄마가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아빠가 엄마까지 싸안으며 말했다. "당신이 가장 굵은 뿌리야." 술술 읽히는 매끄러운 문장 덕에 막힘없이 재미있게 단번에 책을 읽었습니다. 중간중간 끼어있는 재미있는 그림들도 한층 더 읽는 재미를 더해 주고요.. 그리고 간간이 나오는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선우와 현주와의 귀여운 로맨스 또한 즐겁게 읽을수 있는 요소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아쉬운 것들도 있었습니다. 주인공 현주는 사건의 발단, 진행, 해결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합니다. 모든 사건은 어른들에 의해서 진행이 되지요. 현주는 그냥 바라보는 관찰자일 뿐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꼭 그래야 하는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동화라면 어린이의 역할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