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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돌토 - 그의 삶과 사상
미셸 앙리 르두 지음, 표원경 외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펠릭스 가타리는 '르몽드' 1988년 8월 28일자에 당시 사흘 전에 타계한 프랑스 정신분석의 대모 프랑수와즈 돌토(1908-1988)의 부고를 알린 추도문에 이런 일화를 소개했다. “당신(라캉)이 만든 수학소들 가운데 단 하나의 수학소만 보아도 내(돌토)가 모은 스무 개 사례를 모두 설명할 수 있는 논리가 들어 있더군요. 참 놀라워요. 하지만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군요.”

정신분석의 대명사인 자크 라캉은 그 이름만으로도 독자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인물이다. 그 동안 라캉과 정신분석은 우리에게 넘어야 할 산으로 생각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프랑수와즈 돌토-그의 삶과 작품>은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돌토의 정신분석 세계를 돌토의 저서 15권을 인용하며 소개한다. 돌토는 병원, 분석실, 세미나실에서 뿐 아니라 방송, 강연, 인터뷰 등을 통해 아동치유에 참여한 아이들의 친근한 할머니였다. 우리 귀에 몬테소리, 삐아제, 클라인이 익숙하듯이 프랑스 사람들에게 돌토는 그런 존재였다. 국내에 잘 알려진 나지오 등의 동료들과 함께 1980년에 세운 ‘초록집’은 그녀의 정신분석 일생을 집약하고 있다.

라캉과 오랜 여정을 함께 한 돌토는 아이-엄마-아빠 간에 숨겨지거나 오해된 가족사를 아이 스스로 말하게 하는 방법을 섬세하게 구축하고 열정적으로 실행한 분석가였다. 라캉이 상상계-상징계-실재계의 고리로 인간정신을 형식화했다면 돌토는 그 삼위체 중 말로서 직조되는 상징적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위상기하학 그림을 이용해 정신분석을 학문화하려 한 라캉과 가족주의 보금자리로부터 아동의 이야기를 끌어내고자 한 돌토는 서로 상충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통교하는 삶을 살았다.

“라캉은 여러분에게 이론화 작업을 통해 상징적 질서와 정당한 것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은유 작업이고, 그가 개념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는 이론화 작업입니다. 나(돌토)의 역할은 그의 작업을 밝혀주는 일종의 은유적이고 환유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본문 376페이지)

완역된 돌토 저서가 몇 권 없는 상황에서 이 책은 돌토의 정신분석을 수박겉핥기로 간과해 버릴 여지가 있다. 라캉과 클라인에다 돌토를 비교해 놓은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전체적으로 볼 때 돌토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설명해 놓고 있다. 만인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한 정신분석가로 통하는 돌토의 정신분석이 이 책을 통하여 우리에게 부담없이 소개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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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문학 기행 - 유럽 문화 예술 기행 1
마리온 기벨 지음, 박종대 옮김 / 백의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참 깔끔하고, 하드카버라서 여행할 때 가지고 다녀도 구겨지지 않겠습니다. 사진도 예쁘고, 번역도 메끄럽습니다. 나는 로마에 한번 간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갔었다면, 그 당시 사람들의 숨결을 더 많이 느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생각되는 것은 내가 열린 만큼, 내가 가게 될 그 곳은 나에게 말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로마에서 로마의 휴일에 나온 계단과 분수 등 이런저런 추억을 되세기면서 걸어다녔습니다. 그러나 고대유적지에 가서 그곳의 안내판이나 녹음기로는 여행이 흥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가 보았던 로마를 나의 생각 속에서 다시 가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갈 기회가 있으면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로마의 문학을 토론하고 자료조사도 하고 즐기다가 오고 싶군요. 좋은 책을 번역하여 주신 박종대 역자님과 백의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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