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포드주의와 신보수주의의 미래
김호기 외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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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수주의자들의 입장은 다음의 두 가지로 크게 특징지워진다. 그것은 전체주의 사상을 근거로 댈 수 있는 반공주의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적 엘리트 지배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반대중주의이다.

신보수주의자들이라고 해서 단지 자본가나 그 인척들, 관료들이 속해있는 집단이려니 하고 혼동하는 사람에게 다음의 말은 조금 충격이 될까. 사실 우리 한국의 모든 신문에서 유포하는 논리들은 거의가 다 신보수주의적 경향이고, 이들은 어느 사회비판이론들에 못지 않게 그 설명이 요청되는 현상들을 선별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정치제도의 위기, 통치불가능성, 신뢰감소, 정당성의 상실 등에 대해 이들이 내리는 진단은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설명은 정당들의 상호경쟁, 매스 미디어, 단체 다원주의 등을 통해 촉발된 시민들의 국가에 대한 기대의 '과잉'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행정의 조정기구들은 과도한 부담에 시달리며 그 위기는 증폭된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의 근원을 문화나 지식인들, 시민단체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민들간 가치합의절차의 다양성과 국가에 대한 불복종이 가져다 주는 문제점에 대해 그들이 내놓은 대안은 복지부분의 축소와 행정책임의 해소다. 물론 국가의 권력이 결코 줄어들지 않는 한에서 말이다.

여기에 대한 바른 독해법은 원인과 결과를 뒤바꾸면 된다. 국가의 통치가 문화적 문제들을 일으킨 것이지 결코 그 반대는 아닌 것이다.

신보수주의자들은 현대세계는 기술적 진보와 자본주의적 성장에 국한되어 있고, 또 어떤 것이라 하더라도 결국 사적 투자에 기인하는 사회적 역동성은 바람직하다고 한다. 이들이 바탕을 두고 있는 국가관이란 겨우 평화보장이나 안보와 같은 중심임무의 수행을 중점으로 하는 이데올로기적 국가관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더욱이 공공재정의 위기에 관련하여 이들이 내세우고 있는 것은 거의가 노동시장의 재조정이다.

소위 역사적 유토피아, 과거를 비판하는 '승리자의 도취감'으로써 과거에 패배한 혁명가들(구 소련), 정치가들(예를 들어 김영삼정부)을 곱씹으며 이들은 자신들의 길이 옳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점점 더 넓은 생활의 금전화, 더 많은 관계들의 행정화와 상품화는 우리가 진정한 사회위기의 근원이 무엇인지 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철학에서도 니체를 되돌아 보며 결코 타협을 위한 이성이 아닌 숭배의식의 분위기에 휩싸이는 것은 이러한 사조와 결코 떨어 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항상 이들이 감추고자 하는 것은 전문적 지식이 바탕이 된 사태를 바로 볼 수 있는 시각이다. 루카치가 부분을 통해 전체를 본다고 말하는 것, 사회적 실천의 영역은 결코 사회 전반에 대한 투쟁이 아니라 영역에서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영역은 결코 부분적인 결과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난 항상 이 IMF시대가 단지 김영삼 그 '돌대가리'만의 책임이라고만 보는 사람들의 논리가 불만스럽다. 같은 논조로 왜 국가형태자체가 가지는 모순점을 바라보지 못하는가 말이다. 이 책은 그러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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