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호 품목의 경매 - 오늘의 세계문학 14
토머스 핀천 지음, 김성곤 옮김 / 지학사(참고서) / 1994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뒷편에 실린 단편 '엔트로피'에서는 두가지 이야기가 동시에 전개된다. 하나는 유명한 실제 재즈 연주가인 '미트볼'의 이사 파티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죽어가는 새를 다시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캘리스토'에 대한 것이다.

캘리스토는 대학시절에 배운 열역학 법칙에 대한 것이 우주나 엔진뿐만 아니라 인간, 문화 등등 에까지 확장 되어질 수 있음을 깨닫고는 '자신이 지금까지 배워온 모든 것들을 본질적으로 재평가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가 듣고 있는 얼 보스틱의 음악소리 처럼 그녀가 내는 목소리가 자동차의 소음이 내는 '불연속의 무질서와 의미없는 기호 같은'것을 재조정하는 것처럼 그의 체온이 그가 손안에 품고 있는 새에게도 전달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엔트로피의 법칙에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두가지 이야기는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가? 먼저 사건이 같은 아파트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작가는 암시한다.

< 그 음악은 -서로 소음의 첨단과 반곡으로 절정을 이루는 아래층 파티의 즉흥적인 불협화음과 둔주곡풍으로 경쟁하는 질서의 아라비아 풍의 음악은 - 서로 엉켜진 창문 장식을 통해 솟아 나오고 있었다.>

또 소설의 후반부에 가서 파티에서 일어난 소동을 미트볼이 정리하는 장면은 마치 과학자 맥스웰이 주장한 '도깨비가 있어 평형상태를 다시 분류'하듯이 완전한 혼란으로부터 그의 파티를 다시 질서 있게 다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추상적 관념을 상징하는 이론(음악이 우리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것처럼)에서는 그것이 성공할지라도 실제 현실에서는 캘리스토가 품고 있는 새는 결국 죽고 만다. 작가는 여기서 음악이 상징하는 상상적이고 이론적인 질서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들의 운명을 대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현대인을 대표하는 캘리스토는 '그들의 각기 다른 인생을 지배하는 이상한 요소들이 영원히 암흑의 으뜸음과 모든 동작의 최후의 부재속으로 환원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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