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의 탄생 - 알고도 먹고, 모르고도 먹는 저장음식
게리 앨런 지음, 문수민 옮김 / 재승출판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살림을 하다 보니 음식저장에 눈을 뜨게 되었다. 

가장 쉽게 장아찌나 김치류, 그리고 각종 장류를 조금씩 담게 되면서 소금이나 설탕의 역할, 삼투압, 밀폐, 소독, 발효 등에 관해서 궁금한게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식문화사에서 음식보존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지역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두서없이 이것저것 해가며 경험치를 쌓아가던 중에 보존법을 구분해 알게 된 것, 그리고 실제 가정에서 참고할 만한 음식보존시 유용한 지식을 책 구석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통적인 보존법은 크게 이렇게 나뉜다고 한다. 

1) 건조법

2) 염장법

3) 훈연법

4) 공기차단법

5) 염지법과 발효법

6) 초절임법

7) 당절임

8) 산

9) 지방


그리고 현대의 보존법으로 통조림법, 농축법, 저온살균법, 냉동법, 화학적 방부제를 이용하는 경우, 방사선처리법, 고압처리법, 허들 기술 등을 다루고 있는데, 아쉬운 점은 이러한 방법들의 위험성, 유해도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예컨대 통조림의 납중독 위험같은 이야기는 언급되고 있다). 사학자?문화학자?의 입장에서 기술의 발전에 대해 거리두기를 하고 관련 정보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려고 했기 때문일까 싶기도 하지만, 또 음식문화라는 것이 우리가 개고기 이슈에 민감하듯 가치판단을 함부로 하기 어려운 영역이긴 하지만, 가치판단이 아닌 객관적인 유해성, 위험에 대해서는 함께 저술했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전통적 보존법을 이용해 음식을 저장하는 기술을 익히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그런 입장에서 과거와 현대의 식재료 보존 방법에 대해 두루 정리하기에 괜찮은 참고서라 생각된다.


인상깊었던 내용은 현대의 고도의 저장기술의 발전이 우주여행이나 극지방 탐험, 전쟁 수행과 같은 인간의 도전 및 범죄(?)와 궤를 함께 했다는 점이다. 또 세계 각지의 저장식품 이야기를 읽자니, 세계 최고의 발효저장식품으로 극찬해마지 않는 김치나 된장 등의 식품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인식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들 수 있다. 우리 문화에 젖어 살다 보니 은연 중에 우리 것이 최고! 하는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하지는 않았나 싶기도 하다. 


통조림의 탄생, 통조림 이야기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각종 저장음식의 역사를 훑어 볼 수 있는 지식교양서이다. 식문화, 음식보존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


초기의 통조림 캔은 강철로 만들었으므로 요리사는 망치와 끌을 써서 열어야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발발했을 때 마침 좀 더 가벼운 캔이 발명되었고, 캔 따개도 좀 더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10여년 뒤에는 최초로 자체 따개가 달린 캔이 발명되고, ...(65)

미국 남북전쟁에서 양군은 운송하기 쉬운 음식이 필요했고, 덕분에 다양한 보존식품이 개발되었다. (70)

냉동속도가 주된 차이를 만들어낼 거라는 그(버즈아이)의 생각은 옳았다. 식품을 얼리면 식재 속의 수분이 결정을 형성한다. 천천히 얼릴수록 결정은 더 커진다. 큰 결정은 주변 세포에 압력을 가해서 세포의 구조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식품의 질감이 변해버린다. (78)

곡류의 씨가 싹트도록 두면 바람직한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 맥아가 생성된다. 각종 효소가 복합탄수화물을 단순탄수화물로 바꿔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145)

과일은 보존처리를 많이 하는 식재다. 제철이 짧은 대신 수확량이 많고 영양이 풍부하며 맛도 무척 좋다. 대개 병조림, 냉동, 탈수, 발효 등의 방법으로 보존처리한다.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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