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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뉴욕취업 - 스무 살의 동경을 현실로 만드는 Hot 취업가이드
이정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미국 유학 시절, 나에게 월스트리트란 말하자면 프리미어 리그와 같았다. 진정한 하이클래스로서의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고, 세계 최고의 두뇌들과 싸우며 최고의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곳. 아이비리그에 진학한 선배든 아닌 선배든 물어보면 대답은 같았다. 금융 쪽을 전공해서 뉴욕에 취업하고 싶다고. JP 모건, 모건 스탠리, 체이스, 골드만 삭스...등등에 취업한 선배는 말 그대로 박지성 급의 존경을 받았고, 그렇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간 선배는 아무리 좋은 곳이어도 무시당하곤 했을 정도로 모두가 선망했던 그곳. 그 시절의 기억 덕분에 한국으로 돌아와 다른 분야의 일을 생각하고 있는 지금 역시 서점가면 월 스트리트 관련 책들을 꼭 찾아보게 된다. 하지만 여태껏 그 어느 책도 이 책만큼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진 못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 굉장히 현실적이다. 월스트리트에 진출한 사람이라면 쓸 법한 자신의 인생역정 스토리, (독자라면 이 부분에 굉장히 끌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크게 도움이 되는 파트는 아니다. 사회적 배경이 변하면서 생기는 시간적 오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소 드라이하게 읽힐 수도 있지만, 이어지는 세세한 조언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가 독자들, 즉 월스트릿에 진출하고픈 후배들에게 전하는 진실된 애정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학부와 전공 선택부터 시작되는 철저한 조언 (이 책을 보고 비즈니스 위크를 참조한 결과 지난날 나의 결정에 꽤나 후회를 하게 되었다...아 조금만 더 이 책을 볼 수 있었더라면.),이어지는 리크룻 프로세스에 대한 세세한 설명, 영어 공부 방법과 같은 제너럴한 부분부터 CV 작성법과 인터뷰 대응법같은 상세한 도움까지...어느새 무릎을 치며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심지어 문화적인 부분- 'Pesky Pole'이나 'Green Monster'와 같은 스포츠 용어들, 그리고 빌리 아이돌, ACDC, 보스톤 과 같은 밴드의 히트곡과 특징, 영화 'scarface'의 명대사 같은 소소하면서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언급되었을때는 조금 약오르기도 했다. 미국애들과 3년동안 억지로 붙어다니면서 간신히 깨우친것을 이렇게 간단히 알 수 있게 되니까 말이다.
한국에 돌아온 후 주변 사람들을 보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취업의 '시야' 였다. S그룹, H 그룹, L그룹 등의 취직으로 만족하고, 결국 'K리그'에 안주하며 사는 선배들을 보며 안타깝던 순간이 많았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정보와 준비 부족 등으로 해외 진출을 꿈꾸지 못한 수많은 분들께 이 책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꿈이 곧 현실로 다가올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