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녕, 베타 ㅣ 사계절 1318 문고 103
최영희 외 지음 / 사계절 / 2015년 12월
평점 :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흥미롭다. 그 미래를 소설이라는 틀에 담아 서사로 읽는 일은 설렌다. 청소년 과학소설 <안녕, 베타>에는 그런 소설이 일곱 편이나 들어 있다. 책 한 권에서 인간의 미래를 일곱 가지나 볼 수 있다니!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니 급 우울해진다.
인간이 배제된 기계가 판치는 사회!
엄밀히 말해 인간이 배제된 건 아니지만 인간을 위해 발명한 기계들이 오히려 인간의 인간적인 생활을 통제하고 억압한다.
‘안녕, 베타’의 대체인간 베타는 주인공 진아를 위해 태어났지만 인간이 되고 싶어 진아 곁을 끊임없이 탈출한다. ‘전설의 동영상’에서는 자연스러운 사춘기의 특성을 억압하기 위해 머리에 칩을 넣어 사춘기 아이들을 어린아이로 퇴행시킨다.
‘엄마는 차갑다’와 ‘지금부터 진짜’에선 죽은 엄마와 딸을 대신한 로봇이 잠시 가족의 위안이 되지만 결코 죽은 가족을 대체할 수는 없다. 눈부신 과학이 모든 것을 대신해주기에 9년 동안 한 번도 밖에 나가지 않은 ‘내 맘대로 고글’의 가족. 이런 것들이 인간의 미래라면 인간은 과연 행복할까?
결론은 그래서 작가들이 이런 소설을 썼고, 이 책이 나왔을 것이다. 현재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미래에도 이어지는, 게다가 기계에 의해 인간이 통제되고 억압될 수도 있는 미래를 지금부터 함께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