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은 한바탕의 전투가 끝나면 그 결과를 소상히적어서 임금에게 보냈다. 이순신의 장계는 그 첫머리부터가 문신들의 장계와는 판이하다. 이순신은 고사故事나 고전 古典의 글을 끌어들이면서 임금의 덕성을 찬양하는 상투형을 버리고,
- 삼가 무찌르고 붙잡은 일을 보고합니다.
라는 첫 문장으로 대뜸 시작한다. 나는 이 문장에서 그의무인적 에토스를 느낀다. 그는 전사하거나 부상당한 부하들의 이름과 공적을 모조리 적어서 임금에게 보냈다. 지금그들의 이름은 모두 기록에 남아 있다.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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