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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왜 죽었는가 - 신화가 아닌 역사
빌 오라일리 외 지음, 이광일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예수의 제자중 4명은 어부였다. 그 외 제자는 세리 등 사회 지배층이 아니었다. 예수는 소외받는 약자와 여자를 통해 활동했다. 기층 세력에겐 도전적 질문과 지혜로 그들을 당황하게 했고, 적으로 만들었다. 예수는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도 하나님과의 정기적 교제를 위해 따로 떨어져 기도했다. 그의 힘과 세상을 보는 통찰력은 어디에서 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흩어져 있는(?) 4복음서(마태,마가,누가,요한)를 읽으면 혼돈이 있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을 역사로 소설처럼 풀어썼다. 4복음서가 나무의 횡단면이라면, 이 역사소설은 종단면이다. 로마의 역사를 얘기하면서, 그 당시 속국 이었던 유대땅과의 연관성을 알 수 있다. 대제사장 가야바와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와의 관계, 그리고 그 가운데 유대민족이지만 로마의 편에 있는 참주(이 부분은 일제 시대 친일파와 기독교, 동양척식회사를 상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헤롯의 자손이 부귀영화를 누린 것처럼 이땅의 친일파도 현재 사회 지도층으로 군림하면서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나사렛 예수는 친구이자 제자였던 가룟 유다에게 배신당했다. 예수는 새벽에 체포되어 유월절 전날 사형이 집행되어야 하기에 일차천리로 유월절 새벽에 체포되어 대제사장 앞에 섰다. 사위를 둘러봐도 예수의 지지자는 없는 고독한 상황, 어린양 예수로.
군인과 성전 관리인들에게 매맞고, 침뱉힘을 당한다. 익히 아는 얘기다. 채찍질에 살집이 뜯겨나간다(이 부분은 성경에서 자세히 얘기하진 않는다. 핵심이 아니어서?). 극심한 고통과 창피함, 모욕이 함께 엄습한다. 나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억울하게도 예수는 권력 앞에 발가벗겨졌다.
예수의 통옷은 귀한 거라(일반적 통옷은 내부 이음새가 거칠었지만 예수의 통옷은 그렇지 않았다) 간수들은 제비뽑기를 한다(귀한 것이니깐 서로 가질려고 했던 것이다). 가시 면류관을 머리에 짓 씌운다. 가시가 머리에 박혀 피가 흐르고, 욱신 거린다. 두 눈을 가리고, 선지자 노릇 하라며 머리를 때리고 침을 뱉는다.
그의 편은 현실에선 없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 만이 그의 편이었다.
고독의 위로는 하나님이었다.
사형 집행인(죽일려고 달려드는 집행인)에게 죽기 직전까지 채찍질 당했다. 예수가 못 박힐 십자가의 가로 나무를 어깨에 짊어지고 해골 언덕으로 올라간다. 힘이 없자 유월절에 참석할 순례자에게 나무를 옮기게 한다.
골고다 언덕. 예수는 가로 나무에 뉘여진다. 사각 쇠못이 손목뼈 사이를 꿰뚫을 때의 고통, 다시 두 발을 포개고 못이 두 발을 뚫고 들어온다. 건장한 청년이 벌거숭이로 2미터 넘는 십자가에서 못 세 개로 고통을 오롯이 견딘다. 유월절 시작 이전에 예수를 죽이기로 작정한 대제사장과 율법학자들은 보통 십자가에 걸터 앉을 수 있는 부분까지 없앴다. 신속하게 예수를 죽이고, 거룩한(?) 유월절을 성스럽게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절차도 없이 오직 유월절을 깨끗하게 보내기 위해 속전속결 불법과 억지로 유월절 어린양 예수를 죽여버린다. 얼른 예수를 십자가에서 죽이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순례자들이 가져온 양의 피를 제단에 뿌리고, 환전상으로부터 수수료를 챙겨야 한다. 일부분은 참주와 빌라도, 로마 황제에게도 상납해야 한다. 유월절 유대인의 가장 큰 축제일에 예수는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골고다 언덕에서 예루살렘을 내려다 보며, 홀로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 부활이후 적극적으로(?) 순교 한다. 최초의 순교자 야고보는 헤롯 대왕의 손자 헤롯 아그리파에 의해 참수형에 처해졌다. 베드로는 선교를 위해 로마까지 갔다. 베드로는 예수와 같은 방식으로 죽을 가치조차 없다고 말하자 로마인은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아 죽였다(물구나무 서있으면 피가 머리로 쏠릴때의 고통을 아는데, 거기에 십자가 형이라니…).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는 지금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그리스에서 전도하다 그리스 서부에서 십자가형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드레는 X자 모양의 십자가에 매달렸다고 추정되는데 ‘성 안드레의 십자가’라고 하는 X자 모양의 십자가는 현재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깃발 문양이다.
의심 많았던 도마는 인도에서 창에 찔려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바돌로매는 이집트, 아라비아, 이란에서 전도했고 인도에서 산채로 가죽이 벗겨진 뒤 참수당했다. 열심당원 시몬은 페르시아에서 전도하다가 톱으로 몸이 잘려 순교되었다. 빌립은 터키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양 발목에 갈고리가 박힌 채 거꾸로 매달려 순교했다(시장에서 물고기를 이렇게 말리곤 하는데…). 천둥의 아들 요한은 로마군에 붙잡혀 그리스 밧모섬으로 유배되었다. 그는 거기서 요한복음을 집필했고, 요한계시록도 썼다. 그는 94세까지 살았는데 순교하지 않은 유일한 제자였다.
초기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했다. 톱으로 산 육신을 썰고, 십자가에 못 박히고, 산 채로 가죽을 벗기고, 창에 찔려 죽었다. 역사적 문헌에 의하면 온전한 기독교인이 된다는 건 대략 3년의 기간이 걸렸다. 초기 그가 진정으로 기독교인이 되었는지 질문하고 관찰하고, 이웃을 사랑하는지 행동을 보면서 함께 했다. 그 다음 문답교리를 통해 최종적으로 침례를 행했다. 그리하여 그는 기독교 전사가 되었고, 죽음조차도 포기할 수 없게 만들었다.
313년 로마 황제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기독교는 급속도로 권력화 세습화 되었다. 기독교인이 아니면 공무원이나 군인이 될 수 없었다. 지배층인 왕과 귀족들이 3년이란 세월동안 가난한 자를 위해 재산을 나누어 줄리 만무했다. 기독교는 속성으로 왕을 위해 일주일간의 문답을 통해 기독교인으로 인정했다. 기독교는 그렇게 차츰차츰 변질이 되었고,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로 분리된다.
예수는 목수의 아들이었다. 그의 제자들은 어부, 세리 등이었다. 권력과는 1%도 상관없는 약자였다. 그들이 2000년이 지난 지금 변할 수 없는 진리로 우리와 함께 한다. 예수는 낮아지라고 하지만, 우리는 높아질려고 한다(교회안도 마찬가지다). 예수 정신은 십자가에 못박혀 죽어 버렸을까?
이 책은 복음서에 나온 횡단면의 흩어진 서류들을, 역사로 보여준다. 로마, 유대, 제사장, 예수에 대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가서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 처럼…
예수는 우리의 극심한 아픔과 고통, 고독을 충분히 뼛 속 깊이 이해한다. 우리가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하나님이 없다고 하는 그 심정도 이해한다. 우리의 아픔은 예수 안에서 충분히 위로 받는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 실체가 없는 하나님을 확신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