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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박물관
오가와 요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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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으로 박물관을 만든다는 것부터 기괴한 시작이었다. 물론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박물관(기념관)에 그들의 손때가 묻은, 혼이 담긴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기는 하다.하지만 노파가 원했던 박물관에 전시될 유품들은 유족들로부터 정식으로 기증받은 것들이 아닌 노파와 박물관 기사가 그들의 마지막 현장에 찾아가 몰래 빼돌린 것들이다. 



유품의 종류들을 보면 엥? 하는 것들이 많다. 불법으로 귀 춧소술을 해주던 의사가 수술에 사용했던 메스, 인정받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렸던 화가가 마지막으로 허기를 달랬던 36색 물감, 타자기의 자판으로 손님의 미래를 점쳐주던 문방구 주인의 타자기에 꽃혀있던 종이 한 장. 



고인이 살아있었다는 단 한 가지 증거를 생생하게 담고 있는 물건. 나는 어떤 물건이 될까? 할 수만 있다면 그럴듯한 온전한 물건이면서 나다운 것이었으면 좋겠다. 화가의 36색 물감처럼 초라했던 마지막이 나의 인생 전부인 듯 사람들이 말하지 않도록. 



작가는 술술 읽히는 필력을 가지고 있지만 소녀, 정원사, 가정부, 침묵의 전도사, 소년의 배경 설명에는 불친절한 편이다. (꽤 중요한 인물도 있는데도 말이다)

침묵의 전도사가 쌩뚱맞아 보이기는 하지만 죽음으로 영원한 침묵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에서 등장시킨 것 같다. 결말에 치달을수록 상상도 못한 반전이 숨겨져 있는 것도 그렇고, 허를 찌르는 유품 목록도 신선하다. 일본 추리 소설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이 잔뜩 묻어있지만 고인의 인생을 더듬어 유품 선택에 고민하는 부분은 푸근해지기도 하는 작품이다. 묘사들이 굉장히 세세한 편이라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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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천재소설가 샐리 루니의 두 번째 장편소설


예쁘고 공부도 잘하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고등학생 메리앤, 공부도 잘하고 럭비도 꽤 잘해 학교에서 인기쟁이인 코넬. 친구들에게 메리엔과의 관계가 들킬까 두려운 코넬 때문에 비밀연애 중이다. 그의 위선적인 행동에 상처를 받지만 서운한 티를 내지 않던 메리앤은 결국 자퇴를 하고 만다.


같은 대학교에 진학해 재회한 둘. 이제는 전세 역전, 메리엔은 캠퍼스 내 퀸카가 되었고 코넬은 아웃사이더가 되어버렸다. 성장 배경이 다른 탓에 자신을 상대방에게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은 사소한 일에 자꾸 어긋나고, 각자 연애를 하지만 애인에게 치인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상대가 되어버린 둘. 그들은 결국 어떤 사이가 될까.


서로를 잡을 듯 놓을 듯 끈을 놓지 않고 자꾸 곁을 맴도는 코넬과 메리앤. 복잡미묘한 우정과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만한 그래서 더 공감할만한 내면의 이야기이다. 


영국에서 BBC iPlayer로 먼저 만난 노멀피플! 

12부작으로 제작되었는데 한국에서 독점 스트리밍 중인 Wavve(웨이브)에는 8부작으로 편집한 듯하다.

드라마로 때는 배경 (아일랜드 슬라이고는 관광 코스가 생길 정도로 이쁘게 나옴), 영상, 연기, OST 어우러져 콩닥콩닥했다면 글로 읽으니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들에 온전히 집중할 있었다. 성격에 둘이 이러는 뜯어말리고 싶었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 살랑살랑 연애소설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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