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태웅의 AI 강의 - 챗GPT의 실체부터 AI의 진화와 미래까지 인간의 뇌를 초월하는 새로운 지능의 모든 것
박태웅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6월
평점 :
소셜 미디어에서 크게 인기를 끄는 '박태웅의 AI 강의'를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저자가 ChatGPT가 나오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거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음에도, 인공지능의 원리를 설명하는 대목은 기초적인 원리부터 다룹니다. ChatGPT가 뭔데 사람들이 저러나 궁금하거나, 알파고 열풍 때에는 뭘 바둑갖고 저러는지 거들떠 보지 않았더라도 이제는 인공지능이 궁금해졌다면 교양서라는 관점을 지키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https://blog.kakaocdn.net/dn/ApP0o/btsmRneWtcI/yBfK3bqQKL3C5SzyVejAP1/img.png)
이런 걸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 개념과 원리를 다루는 책에서는 입문서가 아니어도 loss function이 어떻고 저떻고 batch 크기가 이러쿵 저러쿵 설명하느라 AI 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비전문가 독자들이 머리를 쥐어뜯게 하는 일이 흔히 벌어집니다. 이 책은 다릅니다. 위와 같은 그림이 나오긴 하는데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매개변수가 막대하다는 근거 정도로만 쓰고 산뜻하게 넘어갑니다.
인공지능이 동작하는 원리를 쉽게 설명하는 이유는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에 끼칠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다짜고짜 인공지능이불러오는 리스크가 크다고만 하면 넋두리나 잔소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기본 개념부터 시작하여 ChatGPT, GPT 모델이 그럴싸하게 동작하게 되는 원리를 설명하며 독자와 출발선을 맞춥니다. GPT와 비슷한 기술이 '요 며칠 새'에도 어마어마한 속도로 발전하는 중이라든가 할루시네이션이랍시며 얼마나 어이 없는 실수를 하는지 등 '비교적' 최근 트렌드까지 섭렵하고 나면 본론이 나옵니다.
일단은 성능에 감탄하고 있지만, 올바른 방식과 절차로 만들었는지 이대로 계속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될지 우리 사회가 공감대를 이뤄나가야 할 사안을 다룹니다. 디스토피아가 온다며 설레발치지 않고, 우리가 같이 고민하며 대비할 사항에 대해 세계적인 석학과 공공은 어떻게 대응하는지 공유하고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할지 제언하면서 마무리합니다. 이를 잘 소화하면 인공지능이 발전하며 세상에 일으키는 격랑에 대비할 마음가짐을 갖추게 될 겁니다.
책을 덮고 꽂아두기 전에 포스트잇을 붙여뒀던 부분을 다시 보며 저자가 견지하는 자세를 많이 참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식으로 인류는 절멸하지 않는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근본적으로는 오로지 사람 탓으로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큰 해를 끼칠 거라는 내용입니다. 이 책에서도 인공지능을 잘못 활용하여 의료사고가 날 거라는 석학이 예상했다는 말을 인용했습니다만, 제가 썼던 글처럼 난리 난다며 꽹가리를 치는 게 아니라서, 독자가 불안해하지 않고 저자를 의지하며 귀를 더 기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능한 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기분에 못 이겨 말로, 글로 발산하지 않고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반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