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식으로 듣기 - 스트리밍과 노이즈캔슬링 시대에
데이먼 크루코프스키 지음, 정은주 옮김 / 마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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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2 파일은 PC통신 나우누리에서 본 적이 있고 냅스터는 쓴 적이 없고 소리바다는 좀 쓰다 말다 하던 중에, 어느새 온라인 스트리밍이 대세가 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타워레코드는 이제 정말 옛날 얘기입니다. 이 책은 옛날이 좋았다는 식의 아날로그 예찬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되돌아 볼 시간을 줍니다. 작금의 디지털 음원은 쨍하니 맑고 깨끗함이 미덕입니다. AI를 포함하여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날로그 음원이 곁들여 주었던 느낌을 다시 찾을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레코드니 바이닐이니 하는 어휘가 생소할 만합니다. 그럼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유달리 아날로그 매체(media)에 관심을 가지는 또래도 있을 겁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아날로그 특유의 부수적 정보가 주는 느낌을 좋아해서일 겁니다. 부수적 정보라 함은 디지털 음원과는 달리 없애지 못하는 잡음과 더불어 여러 소리들이 어우러지는 현장감 등을 일컫습니다. 어떻게 보면 낭만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여러 과거사가 낭만으로 다가옵니다.


이 책을 읽다가 본받고 싶은 게 생겼습니다. 디지털, 아날로그 음원 얘기 외에도 음악 사업 분야 여러 방면의 기술을 다루면서도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술술 읽힙니다. IT 업계에 종사하며 의사결정권자와 이해관계자에게 설명하는 일도 해온 터라, 이해하기 쉽도록 거부감 없이 필요한 만큼 기술과 원리를 설명하는 솜씨가 부러웠습니다.

<책 뒤표지>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긴 듯한 구성은 지루하지 않게 합니다. 사전 지식 없이 완독하고 뒤표지에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발견하여 저자가 언급한 파드캐스트 방송 사이트를 찾았습니다. (https://www.radiotopia.fm/showcase/ways-of-hearing) 2017년에 방송했던 시즌을 책으로 옮겼던 모양입니다. 방송은 무료로 청취 가능합니다. 언제가는 저도 이런 구성으로 뜻이 맞는 사람들과 책을 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갑게 느껴지곤 하는 기술을 따뜻하게 전하고 싶습니다. 마음부터 따뜻하게 먹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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