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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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개월전 갑작스럽게 전세를 월세로 바꾸겠다는 집주인의 통지에 6년 가까이 살았던 집을 떠나면서 나도 전세 대란을 한 복판에 들어갔다. 교통도 편하고, 깨끗하면서, 넓은 거실을 갖고 있지만, 대출이 없는 전세를 찾으려는 허황된(?) 목표를 갖고 시작을 했다.

물론 충분한 돈이 있다면 문제야 쉽겠지만, 한정된 예산은 늘 그렇듯 커다란 장애요인이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 속에 교통을 불편해지고, 약간의 대출이 있지만, 마음에 드는 신축을 선택하면서 집구하기 문제는 일단은 2년동안은 유예를 받았다.

집은 蓄財 수단이기 전에 생존과 관련된 문제인데, 불행이 우리나라에서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부차적인 가치에 너무나 커다란 방점을 찍고 있다. 10년동안 저축을 해도 서울 하늘아래에서는 만족할 만한 집을 구매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은 나 같은 무주택자들을 낙담시키고 있다.- 연봉이 7~8천 정도 되었다면 이미 집을 구입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하지만,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으니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밖에 없지만 말이다. 물론 당장 집을 구매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나에게는 지금 이 현실이 견디기 힘든 문제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처럼 바라 볼 수 없는 것이, 지금처럼 비정상적인 상태가 계속되고 된다면 어느 순간 나의 문제로 다가 올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선대인의 이번 책도 이런 복잡한 생각과 현실적인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 다시 한번 선택을 했다. 과거에도 선대인씨의 부동산 관련 책을 몇 권이나 탐독하고, 그의 생각을 격하게 공감하고집을 구매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가 있어서있는지라, 이 책의 주제가 지금까지의 생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

책의 결론은 대세 하락기 부동산 몰락을 두려워하는 정부의 토끼모리에 속지 말고 버티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부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연착륙론은 이미 실기한 정책이고,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견착륙이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변하고 있다.(경착륙이 아니다. 최대한 견착략/Firm Landing/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그것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최후의 수단이니 주저할 문제가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문제는 MB와 그네 정부가 갖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의식에 대한 문제이다.

책에 의하면 정부 내에서도 이미 부동산이 위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지금 내가 집권할 시점에서만 문제가 없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고 있다. NIMBY가 아니라 NIMT (Not In My Term)를 생각하고 있는 듯한 정책을 쏟아 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물론 정책의 결정에 대해서 일개 개인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 조금은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정부가 계속 펌프질을 하고 부동산의 거품을 불어 넣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꺼질 때까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몇일 전 기사를 보니 이제 가계부채가 1000조를 넘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을 사려거나, 혹은 전세라도 살아보려고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빚도 있을 수 있겠고, 이미 은행 빚으로 살기 힘든 사람들이 또 다른 빚을 만들어서 근근이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구체적인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것은 분명하고, 조만간 그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어렴풋하게 든다. 그럼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열심히 현금을 모으는 것이 답인지? 우국충정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고 커져가는 거품을 보면서, 조만간 닥쳐올 폭풍이 걱정이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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