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과 편견
랜돌프 리처즈.브랜든 오브라이언 지음, 홍병룡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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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교육대학원을 다닐 때 꽤나 유명한 국악선생님이 계셨다. 하루는 강의실로 들어온 교수님은 자신의 오른쪽 얼굴을 돌려대고는 내 얼굴에 점이 있나요?” 하며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학생들에게 물었다. 우리들은 당연히 없다고 말씀드렸다. 곧바로 다른 쪽 얼굴을 돌려 보여주면서 내 얼굴에는 점이 있나요?” 한 번 더 물으셨다. 우리는 있다고 했다.

 

한 부분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이 편견이다. 그도 그런 것이 반대쪽을 보지 못했고 보려 하지도 않았고 볼 수 있는 눈도 없으니 어찌 편견이 없을 수 있겠느냐마는 어찌됐든 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 그래서 전체를 보지 못하면서도 전체를 알고 있다는 착각속에 살아가는 것이 편견을 가진 사람의 특징이 아닐까?

 

나는 바울과 편견의 목차를 보았다. 목차는 기존에 알고 있는 바울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그 자리에 다른 바울을 채워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내가 알고 있는 바울과는 사뭇 다른 바울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책을 잘 못 고른 것일까?”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서평에 대한 부담이 무게감 있게 다가왔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 책을 읽어나갔다.

 

   책에서 다루는 문제들은 바울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이슈들이다. 인종차별의, 노예제도, 남성우월주의, 동성애등 오늘날 세대의 가치관가 가장 크게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것들 아니겠는가! 잘 못 건드렸다간 욕 얻어 먹을 수 있는 민감한 내용들이다. 그러나 읽을수록 목차로 인해 갖게 되었던 책에 대한 오해가 하나씩 거치기 시작했다. 목차는 단지 교수님 얼굴에 있는 점에 불과 했다.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 써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울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던진 질문에 대해 성경과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명쾌하게 풀어 논리정연하게 엮어간다.

 

  이 책을 통해 두가지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하나는 바울에 대해 알고 있던 견해를 더 넓힌 것과 다른 하나는 흐릿하게 알고 있던 바울이 이전보다는 선명해 졌다는 것이다. 바울이라는 존재가 한권의 책으로 편견을 해소하고 더 선명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더 적극적인 표현으로 말하고 싶지만 이 책은 분명 바울이 가진 편견이 아닌 바울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해소하기에 만족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거두절미하고 바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잡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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