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우울 -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 우울의 모든 것
앤드류 솔로몬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의 공포가 죽음의 공포를 넘어서는 순간
인간은 자신의 삶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 쇼펜하우어


“우울증의 최악의 상태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외로움이다. 자신에게 적대적으로 변한 정신 속에 홀로 있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당신은 그런 덫에 걸려있는 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겠는가? 당신이 용케 그가 있는 곳에 함께 있어줄 수는 있지만 타인의 정신의 암흑 속에 꼼짝 않고 앉아있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앤드류 솔로몬)

우리나라 고교생 5명 중 1명은 입시문제로 자살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 주부의 45%가 우울증이며 그 중 12%는 자살충동에 시달린다고 한다. 45~59살 장년층 가운데 22%가 우울증이고, 60살 이상 노년층은 절반 가까이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10명 중 8명은 자살을 고려해봤다는 설문조사결과도 있다. 실제 전체자살자의 33%가 60살 이상 노인이다. 고령자일수록 자살률 증가가 가파르다. 노인우울증은 신체적 질환 뒤에 숨어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빈곤층 아동과 청소년층, 노인들은 적절한 치료를 접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한 채 암흑 속에 방치되어 있다.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회양극화와 후진적인 사회안전망 때문에 우울증유병률과 자살률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하루 33명의 자살. 자살률 세계1위. 우리나라는 가히 우울증공화국, 자살공화국이라 할만하다.

“우울증에 대해 쓰는 건 고통스럽고 슬프고 쓸쓸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일이다” 그 자신이 중증우울증 환자이기도 한 앤드류 솔로몬은 이 책에서 이렇게 썼다. 단순경쾌하고  짧은호흡이 유행하는 시절에 조금은 두툼한 책을, 그것도 우울증에 관한 책을 긴호흡으로 읽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고통스럽고 슬프고 우울한 일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울증에 관한 이해를 갖고 자신의 내면과 주위사람들을 찬찬히 둘러보면 인간의 마음에 관한 새롭고 깊이있는 이해를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우울증에 관한 막연하고 피상적인 당신의 생각에 가차없는 죽비가 될 것이며, 죽음의 경계선에서 살아있는 시체처럼 살아가는 우울증환자들의 고통에 조금이나마 다가가도록 안내할 것이다.

“나는 결점투성이의 인간이지만 우울증을 겪고 나서 전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나는 우울증을 통해 가난하고 짓밟힌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심 없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우울증이라는 내 안의 적대적 정신과 사투를 벌이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앤드류 솔로몬은 새로 태어난 것이다.

거의 매일 영혼이 부식되고 일상생활이 붕괴되는 우울증환자들에게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이겠는가?
바로 당신의 우울증에 관한 ‘공감’이다. 그들을 향한 당신의 깊은 연민과 연대의 손길이다.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 우울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방대한 보고서,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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