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겁쟁이 길들이기 - 무대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름트라우트 타르 지음, 배인섭 옮김 / 유아이북스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대에 자주 올라가는 유명인들은 무대공포증에서 자유로울까?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아닐꺼라고 추측한다.

대학교수나 교사들처럼 항상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일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대공포증을 유발하는 내 안의 두려움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말에 나역시 동의한다.

흔히 긴장한다라고 표현하는 이 두려움은 잘 다스리면 무대 위에서 좀 더 멋진 나를 보여주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약간의 긴장감(두려움)은 일의 결과를 좋게 만든다고 믿고 있다.

긴장감이 너무 없으면 일처리가 느슨해지고, 반대로 너무 긴장한다면 잘할 수 있는 것조차 놓치게 되곤 한다.

중간 상태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평소 두려움을 잘 관리해야하는 것이다.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는데 효과 빠른 수단은 없다.

게다가 자신만의 불안을 잠재우는 방법도 다양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무대 경험은 단순히 무대 위에 올라가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보여지는 내 모습이 바로 무대 위의 모습이며 이것이 바로 무대 위의 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대 위의 나와 본연의 나의 모습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이 차이가 크면 클수록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기는 힘들다. 이중적인 사람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본모습을 다 보여주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할 것이다.

내 약간의 꾸며진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내 본모습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연극은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약간의 격식와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무대공포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 자체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 집중한다"라고 한다.

모든 것이 하나의 일을 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하면 된다는 것이다.

무대의 모습을 모든 일의 결과라고 종결지어 버리지 않고 과정이라는... 약간의 여유를 가지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인생의 처음 20-30년을 청중으로 살아간다.
성인이 돼 정보나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나 생산하는 사람, 전하는 사람의 위치를 맡아 무대로 나서게 되면 스스로 어색해진다. 역할 변화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남몰래 고통을 안고 사는 유명인들이 많다.
특히 무대나 연단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소위 ‘무대공포증’이라는 것에 시달린다. 공포증까진 아니더라도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사회불안 증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종류의 증상을 호소할 때 흔히 접하게 되는 조언을 분류해보면 크게 세 가지다.


‘냉정함을 유지하라!’, ‘긍정적으로 사고하라!’, ‘자신감을 가져라!’ 등이 그것.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모두는 수단이 아니라 목표다. 즉, 무대공포를 극복하고 났을 때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공포증을 극복하는데 효과 빠른 수단이나 일률적으로 들어맞는 방법은 없다. 불안감이나 두려움이라는 감정부터도 너무도 광범위하다. 논의하기 진부할 만큼 인간 내면에 뿌리내린 속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는 힘줘 말한다. 두려움은 ‘정복이 아닌 관리의 대상’이라고. 이 책은 무대 위나 사람들 앞에 섰을 때 나타나는 두려움과 공포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지를 논한다. 저자 본인이 심리치료사이면서 무대에서 공연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기에 그 설득력을 더 한다.

무릎이 덜덜 떨리고,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손도 부들부들 떨리고, 맥박 역시 빨라진다.
중고생, 대학생, 선생님, 강사, 사회자 등 직위나 직책을 막론하고 거의 예외 없다. 사람들 앞에 서서 무언가를 들려주거나, 표현하려는 순간에 말이다. 대중 앞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은 자는 아무도 없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 생각과 달리 공포 반응을 일으키는 자율 신경계의 희생자가 될 때가 많다.


저자는 대중 앞에서 과도하게 긴장해 나타나는 무대공포증을 생생한 사례로 설명한다. 비웃음이 죽음보다 두려운 교사, 주치의에게 잘 보이고 싶은 여배우, 공연 중엔 고통을 못 느끼는 댄서, 생일파티에서 축사를 하다가 말문이 막힌 여성 등이 나온다. 이들이 보이는 증상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우리도 언론보도를 통해 보아, 이효리 등 유명 연예인도 무대공포증에 종종 시달린다고 알고 있다. 쇼팽, 호로비츠, 라흐마니노프, 바버라 스트라이샌드, 로렌스 올리비에 등도 무대공포란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나오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대중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을수록 남몰래 고통스러워했다.
저자는 말한다.

‘두려움은 절대 그렇게 해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부적절하게 대처할 때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골치 아픈 문제가 된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의 유전적 장비인 두려움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 지식을 전제로 무대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게 현명하다.’

두려움은 추진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책에 따르면 두려움은 특정한 신경전달물질을 발생시켜 기억의 ‘문지기’에 해당되는 해마가 중요한 정보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이 때 우리는 주의력이 강화돼 새로운 자극들을 더 잘 받아들이게 되고, 상황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동기와 의지를 갖게 된다. 어렵고 도전적인 상황의 도움으로 우리는 스트레스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우리의 뇌를 훈련시킨다.
말하자면, 두려움은 아주 귀중하고 의미심장한 경고 신호다. 그것은 정신과 육체를 자극하면서 말이다. 뇌과학자인 게랄트 휘터는 심지어 ‘두려움이 인류 진보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행동의 가능성을 탐색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무대공포나 사회공포는 이러한 두려움을 제대로 관리 못했을 때 생겨난다.
저자는 “무대공포증을 다루면서 흔히 보이는 문제는 관심의 초점이 지나치게 자기 관찰의 문제나 자아 중심으로 향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보통 이런 생각에 휩싸인다는 말이다.
‘나답지 않게 지금 내가 뭐하는 거지? 다른 사람은 이런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반면에 실제 진행되고 있는 일 자체에 대한 관심은 너무도 적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무대공포증에 대처하는 첫 번째 걸음은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일 자체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 집중한다.’

여기에 대한 각론은 각자 다를 수 있다.
무대공포나 연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나 그 안에서 보이는 반응은 개개인별로 다르다. 그래서 필자는 적용 가능한 갖가지 방법을 책에 제시한다. 전체적으로 무대공포증이라고 하는 부정적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두려움이 오히려 영감을 자극하는 힘,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즐거움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저자 생각이다. 이 작업엔 오랜 기간과 연습이 필요하지만 책 말미엔 당장 급한 대로 쓸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한다. 무대공포증으로 남몰래 고민하는 예술가나 연예인, 그리고 수시로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권할 만한 내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