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지음, 백선제 그림 / 문학세계사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대 앞에 봄이 있다는 올해 76세인 김종해 시인의 평생 쓴 시 700여편 중에서 시인이 좋아하는 서정시 33편을 묶어 출간한 시집이다. 타이틀이 되는 시인 그대 앞에 봄이 있다는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시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파도가 치는 날, 바람이 부는 날이 있기 마련이며 상처받는 일도 다수이나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우리 앞에는 꽃이 필 차례가 있다라는 희망을 노래하는 시이다. 평소 시를 읽으면서 시인의 생각을 읽으며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깊이 생각하는 편인데 김종해 시인의 시에는 삶에 대한 연륜이 흘러넘친다.
'봄꿈을 꾸며'에서 시인은 12달 중에서 2월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였다. 2월 이후에는 꽃피는 봄이 있기 때문이다. 봄꿈을 기다리면서 세상이 행복했노라며 2월을 좋아한다는 시인의 말에 봄의 바로 코 앞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 이미 나에게 도착한 행복과 꽃길은 감사가 덜 할 수 있으나 바로 그 문 앞에 있을 때 그 희망과 기다림은 큰 행복이된다. 우리는 무언가가 손에 쥐어져야 행복이라 생각하지만, 참 행복은 그 코앞이란 시인에 말에 깊은 무릎을 탁 쳐본다. '새는 자기 길을 안다'라는 시에서 시인은 새들은 하늘에 길이 있음을 알고 하늘에 길을 내던 새는 그 길을 지운다고 한다. 그 위에는 별이 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란다. 시인의 시에서 겸손을 배운다. 아무것도 없는 듯한 우리의 삶에 우리는 늘 선택을 하며 자신들의 길을 간다. 하지만 그 길은 늘 타인에게 정답이 아니다. 더 많은 길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모곡'에서 어머니를 생각하며 시인을 이렇게 말한다. '지상에서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여인은/ 어머니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인생은 늘 말미가 있다. 어머니를 통해 세상에 태어나 세상을 배우며 살아가지만, 인생의 끝은 그 어머니와 함께할 수 없다.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닮은 짧은 시어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감사 그리고 그리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김종해 시인의 그대 앞에 봄이 있다는 독자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이는 부드러우면서도 삶에 대해 고찰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제 3월초. 시인의 시를 읽으며 꽃이 가득할 올 봄을 기다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