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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그렇게 많이 넣지 마. 너무 짜." "숙주는 왜 안 먹어?"
그 끝없는 잔소리가 지겨울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제발 편하게 좀 먹자고 곧잘 짜증을 부렸다. 하지만 대개는 그 잔소리가 한국 엄마들이 하는 최고의 애정 표현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고, 그 사랑을 소중히 여겼다. 그걸 되찾을 수만 있다면 당장 무슨 일이라도 다 하련만.………청년의 어머니는 자기 수프에서 고깃조각들을 건져내 아들의 숟가락에 올려놓는다. 좀 피곤해 보이는 아들은 어머니에게 말도 별로 건네지 않고 조용히 앉아서 먹기만 한다. 그에게내가 지금 얼마나 우리 엄마를 그리워하는지 아느냐고 말해주고 싶다. 어머니한테 더 잘 대해드리라고, 삶은 허망해 어머니가 언제 훌쩍 떠나가버릴지 알 수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으시게 하라고, 혹시 지금 어머니의 몸안에 작은 종양이 자라고 있지는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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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H마트 식당가에서, 엄마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의 첫 장을 찾아 헤맨다. 어느 한국 어머니와 아들이 앉은테이블 옆에 앉아서 두 사람은 무심코 급수대 옆에 자리를 잡았다. 아들은 충실하게 계산대 앞으로 가서 수저를 가져다가제 어머니와 제 앞에 깔아놓은 종이 냅킨 위에 올려놓는다. 아들은 볶음밥을, 어머니는 설렁탕이라고 부르는 사골 프먹는다. 어머니는 20대 초반은 되어 보이는 아들에게 먹는 법을 가르친다. 꼭 우리 엄마처럼 "양파를 여기에 찍어 먹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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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살면서 처음으로 내일이 막궁금해져."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당신에게도 소망하는 내일과 기대하는 미래가 있었을 텐데, 엄마가 된 이후로는자신을 내려놓은 채 온전히 누나와 나만을 위해 살았다는 사실을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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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심리의 기저에는 본인의 불안감이 깔려 있다. 사람들은 암 환자를 보면 나에게도 저런 불행이 옮겨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 두려움이 작동한다.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사실과 상관없이) 환자가 괜찮을거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아우, 암 걸릴 것 같아!"
요즘 젊은 층에서 쓰는 말이다. 고구마를 열 개쯤 먹은 것 같은 상황에서 내뱉는다. 인터넷상에서도 흔히 보인다. 암에 걸린다는 말은 그렇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나는 절대 암 따위에 걸리지 않을 거라는 자만이 오히려 저런 말을 아무렇게나 뱉을 수 있게 한다.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겁이 나서라도 쉽게 말하지 못한다. 당신이 주위에 있는 암 환자나 가족들 앞에서 저런 말을 한다면 의도치 않게 상처를준다는 걸 기억하시길.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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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에 암에 걸려 4년 후에 죽은 사람이 있다고 치자. 둘 중 누가 운이좋았다고 할까? 한 젊은이는 5년 생존율을 넘겼지만 그래 봐야 36세까지가 그의 인생이었고 또 다른 노인은 5년 생존율을 못 넘겼어도 74세까지 살았다. 즉 5년 생존율은 그냥 5년을 생존했다는 의미일 뿐이다.
그것이 나머지 인생을 구십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유방암에는 이런저런 요법이 좋다더라."
불확실한 민간요법이나 대체요법을 권하는 건 매우 신중해야 한다.
물론 누군가에게 어떤 대체요법이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더라. 하는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하지만 그게 모두에게 통할지는 미지수. 나는대체요법이라고 해서 거짓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효과적인 요법도있을 테지만, 반대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의 심리를 이용한 민간요법 사기도 횡행하고 있다.
또한, 쉽게 민간요법을 권하는 사람 치고 병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드물다. 기본적으로 암 환자는 자기 병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다. 환자가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본인이 공부하게 되어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저런 소문을 물어다 주지 않아도 된다.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본 뒤에 도와주는 건 찬성.
"앞으로 예후는 괜찮을 거라니?"
항암이나 방사선 등 한창 치료 중일 때 흔히 듣는 소리다. 그건 누구보다 환자 본인이 가장 궁금하다. 그러나 알 수가 없다. 의사도 예후를장담하지 못한다. 당신이 물어본들 누가 알겠나. 예후를 자꾸만 물어보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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