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전이수.전우태 지음 / 김영사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자세한 후기는 이곳에서 : https://blog.naver.com/davi-olet/221648953923

 

 

 

 ‘마음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를 고른 이유 중 한 가지는 제목에 이끌려서였다.

마음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 그래서 뭐?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제목과 이어지는 문장은 사건이 아닌 생각을 담고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예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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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제일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사랑은 그 안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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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작가님의 책을 다 읽으니, 그래 그 말이 맞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와 문장이 참 잘 어울린다.

저자는 영재,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림작가지만, 그의 관심사는 우리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 자연, 자신과 다른이들의 마음.. 글의 소재들은 대개 이렇다. 시간이 흐르며 멀어졌지만, 우리 모두에게 있었던 어린 날의 생각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들여다보면 사실 친근한. 우리가 잊고 지낸 어떤 것들에 대해 가장 순수한 언어로 이야기한다.

따뜻한 채도의 노랑색, 분홍색, 초록색이 섞인 글 같다. 아 제주의 하늘을 닮은 하늘색도..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이수작가가 부럽기도 하고,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을 했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넘쳐나는 꿈에 기쁨을 느끼던 나였는데 어느 순간 부터는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것이 행복이 아닌 불행이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 커다랗게 보일수록 나는 조그만한 사람이 되어갔다.

요즘 자꾸 잊어버리는 거였다. 작가가 말한 행복이 아주 멀리 있는 것처럼 다급하게 좇아다니는 사람이 바로 나구나, 생각했다. 이수 작가님의 말처럼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닌데•••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말하면서도,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오늘의 행복을 자주 놓치고 만다.

너무나 맞는 말이어서 할 말이 없었다.

나에게 참 필요했던 말들. 외면했지만.

뒷 장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그래서 난 반대로 생각한다. 안되는 일은 잠시 내버려 두고 되는 일은 된다고 행복해하는 거다.”

열두 살 아이의 통찰력이 이정도라니, 😭

알면서도 자꾸 불안해질 때면 다시금 읊어보려고 한다.

지금 나를 둘러싼 더 많은 행복들에 눈길을 주고 싶다.

 

 

저자는 참 따뜻하다. 에세이의 많은 부분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데, 더불어 사는 삶에 관심이 큰 것 같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모두가 이런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동화같은 세상이 되겠지. 이수 작가님이 나이를 먹으며 상처 받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에 따뜻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오랫동안 기억해주길 바란다. 이수 작가님이 어른이 되었을 때면 나는 완전 큰 어른이 되었을텐데,, ㅠ ㅠ 모르는 이들에게도 사랑의 시선을 보내는 어른이 되려고 노력할게.

 

 

 

열두 살 아이의 인생관 •••

열두 살 맞나요? 😂

삶에서 거대한 고민들을 마주했을 때, 답은 오히려 간단할지 모른다. 보통 조언을 구할 때면 나보다 경험이 풍부한 어른을 찾게 되는데, 때로는 어린 아이에게 묻는 것도 새로운 답을 얻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른들의 에세이는 내 생각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 지점이 있으면 읽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참고 이어서 읽다가 그 부분이 또 건드려질 때면 읽는 것을 그만두기도 했다. 이수 작가님은 오히려 어리기에 가장 솔직하고, 단정적인 말도 강요가 아닌 신선한 통찰로 와닿는다. 가장 원색이면서도 또 투명도는 높은 색 같은 느낌.. (그림 잘 모르는 나)

 

이렇게 책 중간중간에 이수 작가님의 그림이 실려 있는데, 매우 좋았다! 감정이 느껴지도록 색을 참 잘 쓴다.. 제주에 갤러리가 있던데,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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