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동네 보림 창작 그림책
이미나 지음 / 보림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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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리뷰는 여기에서 :  https://blog.naver.com/davi-olet/221551438053

 

 

전작 < 터널의 날들 > 에서 터널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박진감 넘치는 표현과, 남다른 감성을 보여준 이미나 작가의 신작입니다. 이 작가님의 그림책이 가진 감수성은 어른들에게 특히 더 와 닿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

 

거침 없이 터치한 듯 힘있는 붓표현과 따뜻한 채도가 ‘어린 시절의 동네’에 대한 느낌을 잘 표현한 것 같아 좋았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살던 동네의 분위기와도 많이 닮아있었어요. 저 감송이도 어린 시절의 향수를 굉장히 짙게 가지고 있는데요, <나의 동네> 를 보는 동안 글과 그림 , 또 전반적인 정서에서 굉장히 익숙하고 다정한 기억들이 가득 떠올랐습니다.

책의 한장 한장 코멘트를 길게 달고 싶을 만큼 떠오르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제가 지금까지 보림 아티비터스를 하며 가장 좋았던 책을 고르라면 저는 <나의 동네> 라고 말할 거예요. 😊 이번 책은 아이보다 어른들에게 풍부한 감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른에게 정말 추천하고싶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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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꽃 향기가 바람에 실려오는 날이 있다.

공기에 묘하게 희석된 아카시아 향이 나면 나는 그걸 ' 봄 냄새 ' 라고 했고,

'우리 동네' 냄새라고도 했다.

그 냄새가 나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후각이 매개가 되는 기억이 참 강렬하다는 것을,

아카시아 향이 나는 봄의 어느 날마다, 나는 새롭게 깨닫는다.

아빠와 엄마는 결혼 후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상경했다.

서울의 작은 동네, 나는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여섯 살이 될 때까지 그 곳에 살았다.

나의 기억에 남아있는 그 집은 붉은 벽돌로 된 집이었고,

마당에는 작은 앵두나무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로 잠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마당에서 앵두를 따 먹던 일,

식목일 교회 마당에 아빠와 목련 나무를 심던 일,

놀이터에서 해찬이와 놀았던 것,

성모 어린이집 친구 '하'와 백합반 선생님도,

첫 심부름을 하러 가던 길,

대문을 나가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큰 횡단 보도를 건너면 슈퍼가 있었던 것.

참 따뜻하고 따사로운 어린 날들의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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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이 시절이 너무 그리워서 '너의 동네'라는 제목의 시를 쓴 적이 있다.

보림의 인스타그램에서 시와 비슷한 '나의 동네' 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을 때부터 이 책이 소중한 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실제로 책을 읽고 내가 이전에 기대했었던 종류의 느낌과 생각을 받을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책이 주는 잔잔한 감동은 기대 이상이었다.

<나의 동네> 를 읽는 중간 중간 마음이 벅차기도, 아리기도, 눈물이 핑 돌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이상하게 동네가 봄일 때의 기억들이 다른 계절일 때에 비해 선명한데, 그림과 내가 기억하는 동네의 풍경들의 느낌이 닮아있어서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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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동네>는 사랑하는 나의 옛 동네와

어린시절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 동네를 떠나던 여섯 살의 내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부터 나는 ‘나의 동네’를 그리워하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그 곳과 그 시절을 그리워할 것을 안다.

그런 그리움이 차오를 때마다 꺼내어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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