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은 AI 활용 교과서 : 중등편 AI 멘토스 시리즈
진연자 외 지음, 정동완 기획 / 박영스토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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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AI활용 교과서

초등학교 3학년 무렵, 한글 자판 연습을 하기 위해 플로피 디스크를 컴퓨터에 넣고 느릿하게 로딩되던 시간을 기다리던 기억이 있다. 청소년기에는 대학생들이 한글 타수가 빠르면 선물을 주던 프로그램도 있었고, 대학 졸업 즈음에는 임용고시 가산점을 받기 위해 한컴 자격증이나 컴활 자격증을 공부했던 일도 떠오른다.

그때는 자판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치느냐가 능력의 일부였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새로운 능력의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AI 활용 교육은 그 속도와 방식이 눈에 띄게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교과 수업이나 프로젝트 활동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실제 수업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특히 실제 교사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활용하면 더 좋다”는 조언을 담고 있어서 현장감이 크다.

프롬프트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AI의 답변이 달라지는 구조도 흥미롭다. 마치 과거 한글이나 엑셀을 잘 다루기 위해 사소한 팁을 익히고 활용 능력을 키웠듯, AI도 단순히 ‘복사-붙여넣기’의 도구가 아닌,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고력 도구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되새기게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과제나 보고서를 수행할 때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 과제를 받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두 가지다.
첫째, 과제 결과물에 진짜 학생들의 사고와 고민이 담겨 있는가?
둘째, AI를 활용할 거라면,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특히 두 번째 질문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학생마다 AI 활용 능력의 격차가 크고,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질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AI의 기본 구조와 특징, 환각 증상(hallucination) 같은 한계까지 함께 교육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더 필요하지 않을까?

과거의 엑셀, 워드, 자판 능력처럼, 이제는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능력이 하나의 학습 역량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AI는 마냥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의도를 정확히 입력하고 맥락에 맞는 결과를 선별하는 기술과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그렇기에 단순한 기능 익히기를 넘어서, AI를 대하는 윤리적 기준, 사고력, 정보 선별 능력, 그리고 인간과의 상호작용 방식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AI는 이제 막 초급 업무들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교사로서 우리는 학생들이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사고와 윤리를 유지하는 능력, 즉 고급자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갖추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기능적인 사용법뿐 아니라, AI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더 깊이 배워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앎과 기준을 가르쳐야 하는가를 스스로 묻고, 교육 현장에서 함께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AI는 이미 학생들의 학습 도구가 되었고, 앞으로는 더 정교하고 일상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단순히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를 통해 ‘생각하는 법’, ‘의문을 품는 법’,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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