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소리 - 위기의 고려, 불을 품은 마을 오늘의 청소년 문학 41
박윤규 지음 / 다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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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소리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상상력은 삶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도 한다. 때로는 잊혀진 과거에 생명을 불어넣기도 한다. 

<고려사> 지리지에 ‘다인철소 주민들이 몽골군을 방어하는데 공을 세웠으므로, 고종 42년(1255년)에 소를 익안현으로 승격하였다.’는 기록은 이름없이 살다간 다인철소 사람들의 삶을 마주하게 하였다. 몽골군의 침입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고, 나라를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 어쩌면 평범한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이 모여 지금의 삶을 영위하게 한 것은 아닐까 한다. 

최태성 강사가 독립운동가의 생애와 우리나라의 독립 상황을 설명할 때, 학생들이 너무 많은 독립운동가 이름이 나와서 힘들다고 아우성을 했다. 그 때 최태성 강사는 이렇게 말을 했다. ‘여러분들, 새롭게 밝혀지는 독립운동가가 많아서 시험 범위 넓어진다고 너무 투덜대지 마세요. 그 분들이 있어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겁니다.’ 고 했다. 

전쟁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절박하고 힘든 상황을 안겨준다. 그러나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아갈 방도를 찾으면 또한 살 궁리가 생기기도 한다. 

풍수와 지략에 밝은 사람, 활을 잘 쏘는 사람, 돌팔매를 잘 하는 사람…… 무엇보다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철인소는 전쟁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철인소를 중심으로 서로를 살리는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기도 했을 것이다. 외적에 맞선 전쟁도 전쟁이지만, 서로에 대한 애틋함과 간절함이 더해지며 만들어지는 삶에 대한 애정. 

불매소리는 전쟁을 겪어간 고려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각도로 짚어준다. 양인이지만 천민처럼 살아야만 했던 철인소 사람들의 삶, 매여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계급에 관한 문제였지만, 위태로운 나라의 현실 앞에서 최선을 다해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그 안에 다래와 망치, 머루의 삼각관계, 불교국에서 유학으로 넘어가던 시기의 현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더욱 좋았던 것은 비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주변부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것이다. 충주 지역의 지명들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역사서에 남은 한 줄의 기록이 만들어 낸 기적같은 이야기는 당시를 살다간 사람들의 삶을 살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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