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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시작하는 책쓰기 - 예비작가를 위한 책쓰기 가이드 A to Z
김욱 지음 / 가넷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예비 작가 혹은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이런 책이 좋다. 글쓰기를 향한 열정이 느껴지는 책. 같은 글이라도 온몸으로 행하는 사람이 하는 글은 그만큼의 힘이 있는 법.
책을 읽다 오타를 발견하면 출판사에 전화를 하곤 했다. 책을 한번 써보고 쏙 들어간 버릇. 직접 책을 써보니 나의 부족함이 만천하에 드러난 기분이었다. 뭔가 제대로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 자비출판을 하지 않았고, 출판사의 판매 압박을 느끼지 않았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은 하나 더 이상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분. 다시 쓰게 된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준비와 내공을 갖춘 상태에서 쓰고 싶어졌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하는 습관은 내 인생에 다시 없을 보물이다. 각자가 코로나로 혼자 놀기의 진수를 경험하고 있는 이 와중에는 더더욱. 책을 읽으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기분이란.
늘 생각의 많음이 고민이었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서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열 갈래 스무 갈래로 뻗어나가곤 했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고 고민만 많아지는. 이런 나의 성향이 글쓰기에는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 해리포터의 덤블도어 교수님이 마법 지팡이로 머릿속 생각들을 하나하나 꺼내 들여다보듯 머릿속 이야기들을 꺼내 덜어내니 생각이 정돈되기 시작했다.
뇌의 한 공간을 USB 삼아 보관하는 곳이 바로 블로그다. 혼자라도 좋을 공간과 글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느낌은 RPG게임의 캐릭터 키우는 맛에 견줄만하다. 덕분에 이웃을 알아가고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한다. 나에겐 블로그가 또 하나의 책쓰기.
※ 김욱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YTN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명쾌한 사고와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책쓰기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쓰고 있다.
독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위다. 독서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살아가면서 직접 겪지 못하는 수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책을 많이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한 책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과거의 현인들과 대화하고 이를 토대로 발전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이것이 책 읽기를 생활화해야 하는 이유이자 책의 위력이다. 독서를 통해 생각하고 내용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며,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p.5
전문가가 책을 쓰는 것이 아니다.
책을 쓰면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이 책을 쓰는 것이 아니다.
책을 쓰면 성공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똑똑한 사람이 책을 쓰는 것이 아니다.
책을 쓰면 똑똑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_ 《김병완의 책쓰기 혁명》p.19
주위에 책을 써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내가 책쓰기 관련 책을 몇 권 출간하자 어떻게 알았는지 나만 보면 책 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어떤 분야로 쓸 거냐고 묻는다. 답변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들 중 책을 냈다고, 아니 원고를 다 썼다고 검토해 달라는 사람조차 본 적이 없다. 다들 말로만 쓴다! p.23
※ 프리 라이팅 (Free Writing)
생각나는 대로 멈추지 말고 쓴다.
검열하지 않는다.
수정하지 않는다.
빠르게 써 내려간다.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솔직하게 가볍게 적는다. p.109
글을 쓰기 전에 항상 ‘속이지 않겠다’, ‘과장하지 않겠다’, ‘최대한 솔직히 쓰겠다’는 생각으로 임하자. 나름대로 팁을 하나 이야기하자면 ‘솔직하되 구체적으로 솔직하라’이다. p.140
쓰다 보면 글은 늘고 소위 ‘글발’이 생긴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다. 따라서 제대로 된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내공을 쌓는 일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내공을 쌓기 위해서는 독서도 하고, 강연도 듣고, 사색도 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그것을 ‘내것화’ 해야 한다. 실제 유명한 작가들은 이런 노력을 쉴 새 없이 해왔으면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내공의 힘을 이미 경험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p.168
강준만 교수는 《글쓰기가 뭐라고》에서 “불쑥 솟아오른 영감일지라도 그 즉시 메모를 해놓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말한다. 여기서 핵심은 ‘그 즉시’다. 가령 즉시 메모하기가 마땅치 않은 샤워 중에 떠오른 좋은 영감을 붙잡고 싶다면 샤워를 멈추고 메모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p.175
매일 써야 하므로 컨베이어 벨트식 책쓰기는 필수다. 즉, 한 권은 원고를 쓰고 두 번째 책은 1교를 하고, 세 번째 책은 2교를 하고, 4번째 책은 목차 잡기, 5번째 책은 구상을 하는 식이다. 이 와중에 늘 ‘원고 쓰기’는 포함된다. p.178
《글쓰기가 뭐라고》의 강준만 교수는 “제목이 글의 70%를 결정한다”고 하며 우리 출판업계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낚시질을 해서 장사하는 제목 장사꾼이 되었다”고 개탄한다. 나 역시 강교수의 의견에 동감한다.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책 제목을 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이 또한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고, 심리학의 적용이자 마케팅의 일환이니 어쩌겠는가? 시대의 흐름이 좇아가지 않으면 도태되고 마는 것을. p.210
책쓰기에 대해 연구하면서 느낀 점은 출판사는 ‘인지도 없는 작가’를 아주 꺼린다는 사실이다. 출판사도 기업이므로 회사 운영을 위해서는 팔리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 독자가 찾는 책이 없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가련한 운명이다. 저자 인지도가 떨어지는 책은 출판사에서 일단 받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이건 마치 회사에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과 비슷하다. p.226
나도 내 글쓰기 전용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몇 권 출간하다 보면 누구나 ‘내 작업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나도 그랬다. ‘나만의 글쓰기 공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줄곧 했다. 자기만의 공간이 있다면 책쓰기를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저마다 있으리라.
어디서 쓰느냐 하는 문제는 책쓰기를 시작하는 예비작가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쓰는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글쓰기 몰입도도 달라지고 쓸 수 있는 시간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p.240
수장선고(水長船高): 물이 많아야 배가 높게 뜰 수 있다.
읽지 않으면 쓸 수도 없다. p.248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은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 수학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랑 비슷하다. 선생님은 “수학 문제 몇 문제 풀고 못 풀고는 문제가 아니다. 기본 공식에 문제를 적용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서 문제 적용 능력을 키우는 것이 수학의 핵심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사고력이 크게 확장된다”고 하셨다. 나는 이 말을 듣고 무릎을 탁 쳤다. ‘그렇다! 이래서 수학공부를 하는구나!’하고 말이다. p.251
세상을 보는 시야가 열린다. 책을 쓰면서 느끼는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변화다. 책을 쓰라고 백날 부르짖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책쓰기를 통해 나타나는 변화는 직접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다. 나 스스로도 이런 변화를 겪은 후 앞서 책을 펴냈던 수많은 선배들께 절로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p.259
잘 살아야 책도 잘 쓸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쓴 책 한 권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더 나은 인생으로 가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첫 페이지를 쓰는 순간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p.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