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괴물
조상미 지음, 조상미.이창현 그림 / 베어캣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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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때, 기와집이 아닌 외할머니 댁이 너무 무서웠어요.

외할머니 댁에는 제가 들어가 보지 못한 창고 방이 있었는데, 그 방에 대한 궁금증이 컸었나 봐요.

열어보려고 했는데 못하게 하셨었는지, 열어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안에 어떤 것이 있는지 모르는 그 방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어요.

평소에는 저 창고 안에 무서운 괴물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외할머니 댁과 관련된 꿈을 꾸면

꼭 그 창고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나오고, 창고 안에서 별의별 일들이 다 일어나곤 했었어요.

그리고 약간의 강박 증세같이 서랍 문이든 창문이든 방문이든 문이 열려있으면 거기서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아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 자려고 자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다 닫아야 잠을 잘 수 있었어요.

아이들이 보통 그런 것인지, 저희 아이도 방에 드레스룸 문이 열려있으면, 그쪽에서 괴물이 나올 것 같다고 무서워 하 더라고요. 어두운데 문이 열려있으면 무서운 것 같아요.

아이의 무서움을 어떻게 없애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차에 조상미 님의 <방괴물>이라는 그림책을 읽게 되었어요. 인상 깊었던 부분이 책에 나오는 괴물들 중에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드님이 그린 그림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괴물이 무섭게 표현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책 표지에 있는 괴물들과 동물 친구들이 반짝이는 펄이 들어간 재질로 되어있어서 그런지, 무시무시할 것 같은 괴물의 뒷모습이 예쁘다는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처음에 제가 먼저 읽어봤을 때, 앞부분에 괴물이 나오는 부분을 아이가 너무 무서워하지 않을까, 아이에게 읽어줘도 될까 하는 고민도 살짝 들더라고요. 표지를 보여주고 아이가 무서워하면 좀 더 지나서 읽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책을 보여줘 봤어요. 11살 형이 그린 그림이라고 이야기해 주니까, 자기도 6살 더 많아지면 이렇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럼 ~ 열심히 그리면 그릴 수 있지 ~라는 이야기와 함께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평소에 만화를 보다가도 무서운 장면이 나오면 TV를 꺼버리던가, TV가 보이지 않는 곳에 한참을 숨어있다가 괜찮다고 하면 슬그머니 나와서 다시 보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도 책을 끝까지 같이 잘 읽더라고요.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더라고요.

주인공 솔이가 괴물이 나올 것 같아서 잠자는 것을 무서워해요. 그리고 솔이가 잠이 들었을 때, 실제로 괴물들이 나타났어요. 고양이들과 토끼 인형이 솔이를 지켜주고, 알고 봤더니 괴물들은 솔이와 친구가 되고 싶었다는 이야기였어요.

괴물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아이가 빵빵 터지기도 하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무섭지 않았는지 물어보니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냐는 질문에는 괴물이 친구가 되자고 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에게 우리도 괴물이 나타나서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면 친구를 해줄 거냐고 물어보니까 그건 싫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괴물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했더니, 안 무서운 모습으로 변신하면 친구를 해주겠다고 했어요.

아이가 자기 전에 어디에선가 괴물이 나타날 것 같다고 무서워하는 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된 것 같아서 반갑더라고요.

저희 아이처럼 밤에 괴물이 나올까 봐 무서워하는 아이가 있으시다면,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독서 후 남기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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