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행복한 기억을 지켜 줄게 개암 그림책 15
레이철 입 지음, 로라 휴스 그림, 김보경 옮김 / 개암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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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주위의 60대 지인이 치매 초기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요즘처럼 100세 시대인 때에 벌써 치매라니, '얼마나 막막하고 두려울까' 하여 마음이 참 먹먹했더랬죠.


그런 중에 만난 책, <괜찮아, 행복한 기억을 지켜줄게>

누군가 옆에서 이렇게만 이야기해줘도 훨씬 위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괜찮다는 말, 또 지켜준다는 말, 그렇게 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요.


 


 

이 책의 할머니와 손녀 아멜리아는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소소한 기억, 또 중요한 기억들을 잃어갑니다. 물론 손녀인 아멜리아도 신나게 놀다보면 깜빡할 때가 있긴 하지만요.

 

그러던 어느 날, 아멜리아와 할머니가 모험을 떠났다가 '기억 저장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기억 속에서 사라진
기쁨의 순간들이
방 안을 팔랑팔랑 떠다녔어요.

꼭 종이처럼 얇고 섬세한 나비 같았지요."

 

아멜리아의 방에도 잊어버린 기억들이 떠다니고 있었지요.

 

"깜빡하고 제때 말하지 못한
'정말 감사합니다.'가 상자에 쌓여 있었어요.

한쪽 모퉁이에는 잊어버려 다행인

상처, 혹, 멍이 담긴 상자도 있었어요."

 

기억 저장소에서 돌아온 후, 오래오래 기억하기 위해 골라온 추억들로 사진도 붙이고 이야기를 써서 책을 만듭니다. 할머니와 손녀의 사랑이 묻어져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커다란 나무 집으로 표현된 기억 저장소에서의 장면을 가장 재미있게 보았더랬죠.

할머니의 추억의 장면들이 '치매'라고 하면 떠오르는 아픔과 슬픔보다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글과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 따뜻하고 재미있더라구요. 아이들은 글밥이 작아 읽기 쉬워 그런지 보고 또 보는 책이 되었습니다.


기억이, 잃어버려 아쉽고 슬픈 기억도 있지만 상처나 멍, 혹은 잊어버리게 되니 다행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기억들은 꼭꼭 잘 간직하고, 상처되고 아픈 기억은 재빨리 흘려보낼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저도 한꺼번에 많은 생각과 많은 일을 하다보니, 깜박깜박 할 때가 많은데 아이들과 날마다 기록을 남겨봐야겠습니다. 그림으로, 사진으로, 글과 이야기로.. 아이들이 일기쓰기를 어려워해서 고민이었는데 다시 이렇게 방향을 잡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래서 저도, 아이들도, 기억을 잃는 아픔을 가진 소중한 지인들도 행복한 기억을 잘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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