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를 찾아서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58
조성자 지음, 홍정선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상 의자에 앉은 한 친구가 여러명의 친구들을 떠올리는 그림과 '내 친구를 찾아서'라는 제목만 보고는 응...새학기가 시작되니까 새로운 환경에서 친구를 사귀는 과정을 그린 그런 내용이구나..뭐 요즘 흔히 나오는 왕따 문제 정도나 거론되겠지하는 편견(?)을 가지고 책장을 펼쳤어요.

우선 이 책속에서 이야기하는 "친구"라는 관계에 대해 충격을 받았어요. 흔히 친구라고 하면 같은 또래의 같은 환경의 서로 뜻이 맞는 사람이라는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제게 저자 말해주는 친구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을 해보게 되었지요.

 

1. 공부 잘하는 아이

2. 운동도 적당히 할 줄 아는 아이

3. 절대 왕따가 아닌 아이

4. 약간의 유머 감각이 있는 아이

5. 절대 이기적이지 않은 아이

6. 어느 정도 유행을 따라갈 줄 아는 아이

민석이는 친구의 기준을 이렇게 잡아 놓고 있었어요. 기준이 너무 높아서 그랬는지 반에서 함께 어울리는 친구 하나 없었죠. 민석이의 유일한 친구는 박.정.자....바로 외할머니였어요. 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해서 학교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민석이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챙겨주시는것도 외할머니였고...민석이의 꿈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고 격려를 해주시던 분도 외할머니였어요. 무엇이든 함께해주시는 고마운 분이셨지요.

그런데 어느날 이른 시간에 걸려온 전화 한 통화로 그 모든것이 끝나버렸어요. 민석이의 유일한 친구였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거죠. 그 이후로 엄마 아빠는 싸우게 되는 날도 많아졌어요. 싸우는 모습이 보기 싫어서 평소처럼 습관처럼 할머니의 맛나밭을 찾아가지만 할머니의 부재를 더 크게 느끼고 오게 되지요. 

평소 관심조차 없었던 짝궁 호식이가 외할머니 장례식장까지 찾아오고 다시 한번 호식이에 대해서 바라보게 되는데요. 평소 알고 있던 친구들 사이에서의 호식이는 엄마 밖에 모르는 마마보이에다가 말까지 더듬는 친구였지요. 그런 호식을 친구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민석이...하지만 호식이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호식이를 이해하게 되고 둘만의 우정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자전거를 타기로 약속했지요. 잠도 못 이룰 정도로 설레였던 민석이에 반해서 약속을 어겨버린 호식이...서로 이야기를 나누어서 오해를 풀어내지요.

할머니가 왜 항상 친구를 사귀라고 한건지 민석이는 호식이를 사귀어가면서 친구의 진정한 의미도 깨닫게 되지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을 하게되면 "헝"하며 이상한 소리를 내는 음성틱을 가진 호식이...곧 있을 수학 경시대회로 강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교실에 토하기까지 하는데요. 다른 친구들은 오히려 냄새난다고 피하고 소리를 지르지만 민석이는 그런 친구의 아픔을 이해하고 지저분한 내용물들을 처리해주기까지 하지요. 민석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책을 읽는 내내 머릿 속에서 갑자기 하늘나라로 간 민석이의 할머니를 보면서 전 얼마전 교통사고로 제 곁을 허망하게 떠나버리신 아빠의 생각이 더 간절해졌어요. 아빠의 부재에도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세상을 돌아가고 또 그 시간들에 맞추어 저도 열심히 살아내고 있으니까요. 민석이가 느꼈을 그 슬픔과 아픔이 충분히 느껴지면서 가슴 한켠이 짠해져왔어요. 돌아보면 언제나 함께해준 친구같은 존재가 제게는 바로 아빠였거든요. 이 철없는 막내를 위해서 좋은 말도 아껴주시지 않고 장난을 쳐도 다 받아주셨던.....

또 친구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았네요. 제게도 요즘 이 친구라는 문제로 고민 아닌 고민이 있었거든요. 제게는 일찍 결혼하고 두 남매를 두고서 한 10년 정도 살다가 이혼한 친구가 하나 있어요. 아무것도 꾸밀줄 모르고 어리벙벙한 저에 비해서 늘 화려하고 술 좋아하고 흥청망청인 친구를 보면서 다들 한마디씩하거든요. 둘이 왜 친하게 지내는지 모르겠다고요..절대로 어울리지 않는데 말이예요.

반면 중고등학교를 함께하며 한때 둘이 없으면 서로 죽고 못사는 친구가 있어요. 사는 모습이나 생활하는 방식이 비슷해서 친구로 사귀기에는 딱인 친구죠.

그런데 제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때 발벗고 나선 친구는 평범한 친구가 아닌 의문의 그 친구였어요. 자기 일처럼 달려와주고 토닥여주고 함께 울어주고 웃어주고...

진정한 친구란 내가 기쁘고 좋을때 함께 웃어주는 사람보다 내가 힘들고 슬플때 함께 해주는 사람이어야한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엄마..아빠 이렇게 가족의 관계뿐이지만..앞으로 커가면서 "친구"라는 새로운 관게를 맺어나가고 또 더 비중있게 마음을 열어줄텐데요..아이가 친구를 사귈때 편견을 갖지 않고 용기와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네요.

또 다른 사람이 다가와주기만 기다리기보다 먼저 다가갈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