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밭
전소영 지음 / 달그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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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밭(전소영 / 달그림)
<연남천 풀다발>, <적당한 거리>의 작가 전소영의 세 번째 그림책이다.
2023년에 <그리는 마음>이란 에세이가 나왔다.

작가는 아빠의 농사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아빠의 새로운 일터이자 놀이터가 된 밭.
아빠는 첫해에는 고구마만 잔뜩 심었지만, 해마다 가짓수를 늘리셨다.

애써 키우지만, 태풍으로 작물이 쓰러지기도 하고, 가뭄으로 과일이 타기도 한다.
고라니와 멧돼지가 밭을 헤집고 잎을 따 먹기도 한다.

"한 해가 잘되면 한 해는 안 된다.
농부 마음대로 되는 건 별로 없다.
잘되는 날만 오지 않는다고 땅이 가르쳐 준다.
비구름 아래서 겸손해진다."

ㅁㅁㅁㅁㅁ
1. 나이가 들수록 땅과 가까워진다고 했던가.
아빠는 퇴직 후 밭일이라도 해 볼까 싶다.
그렇게 말할 만큼 밭일이 만만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귀농했다가 다시 도시로 올라오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무래도 귀촌과 귀농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면 힘들 테니까.

아무튼 아빠는 할아버지의 농기구를 보면서 농사를 해보기로 한다.
그는 점점 농사에 익숙해져서,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밭일에 보람을 느끼게 된다.
"고단함을 잊게 하는 수확의 기쁨"
내가 흘리는 땀을 맞고 자란 작물은 자식 같다.
자식 같은 농작물을 자식에게 바리바리 싸주는 부모의 마음이란 사랑이 아닐 수 없겠다.

2. 아빠는 "작은 씨앗이 커다란 열매가 되는 신비로움"을 마주한다.
흙 내음에 빠져 배고픈 줄도 모르고,
온몸이 땅으로 젖을 정도로 열심을 다하지만
수확은 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다.

열매 맺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는, 피조물로서의 겸손한 마음을 땅을 통해 배우게 된다.
땅이 내어주는 만큼만 욕심부리지 않고 거둬들일 수 있다면 좋으련만.
더 많은 수확을 위한 비료와 농약이 땅을 황폐화시켜 점점 더 많은 비료와 농약을 쏟아부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적당히 먹고 남기지 않는 것은 수확의 신비로움을 제대로 지켜내는 게 아닐까.

3. "나눠 먹고 바꿔 먹으니 나누고도 넉넉해진다."

전에 가족들과 함께 텃밭을 하면서, 땅을 무한리필 해주는 영양 창고쯤으로 생각했던 것을 반성한다.
시기에 맞게 빈틈 없이, 딱딱, 작물을 심어 수확하고 또 다른 작물을 심었었다.
나도 고되었지만, 땅도 힘들었겠다 싶다.
지력이 소진된 땅에서는 열매가 제대로 익지 않는다.
내가 농사를 지어 나와 가족들만 먹으려고 한다면, 필요한 종류대로 심어야 한다.
하지만 이웃과 나눠 먹을 수 있다면, 굳이 다양하게 심을 이유가 없다.
밭을 비워두어도 괜찮다.
나누고도 넉넉해지는 것을 알면 덜 욕심부리게 될 것 같다.

"자연은 우리가 땀 흘린 만큼 되돌려 주며 때로 돌려받지 못해도 순응하며 살아가는 자세를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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