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의 꿈
신유미 지음 / 달그림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커다랗고 무거운 날개를 가진 알바트로스는 한 번도 날지 못했어요.
다른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했지요. 하지만 부러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어요. 끊임없이 꿈을 꾸고, 미끄러져 내리는 절벽을 계속 올랐어요.

꿈을 꾼다는 건 그래도 쉬운 편이에요. 실제 꿈을 이뤄간다는 게 어렵죠. 알바트로스는 계속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요. 그 '오름'이 없다면 날 수 없었을 거예요.
포기하지 않으니 바람처럼 날 수 있었네요. 꿈을 이룬 수많은 이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인내심을 가지고 묵묵히 걸었던 것을 봅니다.

2. 알바트로스는 가다가 동행을 만납니다. 그때는 둘 다 뒤뚱뒤뚱 걸어서 산을 오르는 처지였지만, 마침내 둘 다 꿈을 이루었습니다. 같은 꿈을 꾸는 이가 있어 두려움이 사라졌던 알바트로스처럼, 같은 길을 걸어가는 이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습니다.

함께하면 외롭지 않습니다.
두려움은 점점 사라집니다.
함께 꿈을 이루어가는 이들이 있는 곳이 '몽유도원'입니다.

3. 알바트로스는 크고 무거운 날개를 가졌습니다. 보통 날개를 펼치면 3~4m 정도 된다네요. 그때문에 평지에서 날아오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큰 날개를 가진 행글라이더처럼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바람을 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새는 상승기류를 타야 하기 때문에 바닷가 절벽에서 날갯짓을 한다고 합니다.

때론 작은 날개가 더 유용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알바트로스가 좀 더 작은 날개를 가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당장은 날아도 오래 날 수 없었을 겁니다. 조그만 날개를 단 알바트로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었겠죠. 이 새가 날갯짓 없이 활공으로만 수십 킬로미터를 날 수 있는 것은 크고 좁은 날개가 있어서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이들과 비교하고 부러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때가 맞아야 하고, 그에 맞는 조건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겁니다. 누구에게나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자기만의 날개를 가지고 있으니 묵묵히 준비해야 할 겁니다.

4.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재해석한 수묵화가 마음에 남습니다. 산과 절벽을 그린 그림에는 현대의 빌딩숲이 오버랩되는 것 같습니다.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몽유도원 같은 곳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남들처럼 살지 않아도 그곳에 도착할 수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일까요? 아니면 남들처럼 살지 않아야 행복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다음 세대 아이들이 알바트로스처럼 비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들이 가진 능력과 재능과 꿈을 펼치기 위해 고통과 난관을 넘어가는 묵묵함과 꾸준함이 있기를 바랍니다. 피하지 않고 바람에 몸을 맡기는 알바트로스처럼 용기 있게, 열정적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기를...
저 또한 그럴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