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와 산
안토니오 그람시 글, 마르코 로렌제티 그림, 유지연 옮김 / 계수나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1. 생쥐는 아이의 우유를 건들었습니다.
엎지러진 우유는 다시 담을 수 없다는 격언도 있지요.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유를 찾아 나섰습니다.

생쥐는 염소, 수리공, 산을 찾아 가고, 들판, 수돗가에도 나가 봅니다.
어떻게든 아이에게 우유를 다시 주고 싶은 생쥐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미안해 하는 마음.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마음.
이런 마음이 없이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뻔뻔한 사람들을 수도 없이 보게 됩니다.
오히려 뻔뻔해야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마키아벨리적인 사상이 판을 칩니다.
온갖 속임수로 국민을 속이고, 억압하는 권력자들을 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다른 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줄 모르는 인간들이 점점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네안데르탈인들처럼 말이죠.

2. 작가는 이탈리아 정치사상가입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를 편지에 썼지만, 단순한 전래동화로 읽히지 않습니다.

우유를 먹지 못하는 아이는 국민으로,
염소, 풀, 수돗가, 수리공, 산은 사회 시스템으로 볼 수 있겠네요.
생쥐는 작가와 같은 사상가일 수도 있고요.

아무튼 생쥐는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산과의 협상에서 돌을 얻어 내고, 대신 아이에게 나무를 심게 하겠다고 합니다.
산의 믿음이 시작이 되어, 아이는 약속대로 나무를 심었습니다.

산은 나무로 가득찼고, 더 이상 산사태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많은 우유를 얻게 되었고요.

국민의 가난은 사회 시스템의 변화로 극복될 수 있습니다.
작가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천천히 변화하여야 한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씨앗이 심기고 나무가 자라고 숲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요?
그 시간을 인내하며 각자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할 때, 세상은 소리없이 변합니다.

사회는 구성원 각자의 신념과 행동으로 서서히 변화됩니다.

3. 해설에서 남경태 님은 우유를 얻으려면 먼저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필요한 일들을 순서대로 차근차근 하다 보면 마지막 목표는 어느새 저절로 얻어질 것입니다."

지금 나에게 있어 '나무 심기'는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타성에 젖은 사람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네요.

작가는 옥중에서 자녀들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수감 생활 중에도 '잘못된 세상을 올바르게 바꾸는 방법'에 대한 책을 계속 집필합니다.

차근차근
"늦더라도 침착하게"

옳은 방향으로 천천히 성실하게
걸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