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 - 생물학과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 숨은 주인공, 개정판
마틴 브룩스 지음, 이충호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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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의 슈퍼 스타 초파리

머리, 가슴, 배, 다리 6개, 날개 한 쌍, 포도 씨 반쪽보다 작은 몸에 암컷 한 마리가 수백 개의 알을 낳고 몇 주일의 생존 기간으로 인해 최고의 실험동물 반열에 오른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도, 눈길을 끌지도 않는 존재, 초파리의 생물학과 유전학에서의 기여도를 알아보는 책이 #갈매나무 를 통해 출판되었습니다.

진화 생물학자이자 과학 비평가로 수많은 대중 과학 책을 집필한 영국의 마틴 브룩스는 각 장마다 초파리 생물학을 통해 삶에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각각의 단계를 보여주면서 탄생과 죽음의 순화 고리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생물학적 사건들을 설명하고, 유전학에서부터 배(胚) 발생에 이르기까지, 학습에서부터 생식에 이르기까지, 개체의 죽음에서부터 새로운 종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생물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1900년 하버드대 윌리엄 캐슬 교수의 실험실에서 정식 데뷔한 초파리는 500ml 우유병에 든 썩어가는 바나나 한 조각과 더불어 새로운 삶을 맞이하였고, 1909년 컬럼비아대 토머스 모건 교수에 의해 유전의 물리적 바탕이 세포 속의 염색에 있음을 증명하게 하였습니다.

1930년대 러시아의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의 진화유전학의 탄생에도 중요 역할을 하며, 1970년대 발생생물학으로 다시 부상하게 됩니다. 1970년대의 허먼 멀러는 인공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방법을, 1978년에 에드워드 루이스는 여러 개로 무리 지어 배열된 마스터 조절 유전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트레이시 채프먼의 초파리 성생활 연구인데요, 초파리 수컷의 정액은 암컷의 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정액의 단백질의 독성은 암컷의 수명을 단축 시킨다고 합니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초파리 100마리는 눌러 죽일 수 있습니다. 여전히 하찮은 곤충으로 취급되고는 있지만, 현대 유전학의 기초를 세우며 최초로 유전자 지도도 발견하게 하고, 유전자 치료, 생물 복제, 인간 게놈 프로젝트 등을 이끈 초파리 연구는 인간에게 선천적 학습 장애, 뇌졸증, 알츠하이머 등의 치료의 단서를 제공해주면서 분명히 인류에게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할 수 있습니다.

유전학, 유전자 지도, 진화유전학, 종 분화 등 어려 울 거라 생각했던 과학 지식을 '초파리'를 주인공으로 세워 쉽고, 흥미롭게 서술해 준 작가 덕에 '거의 모든 생물학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실험실의 슈퍼 스타를 잘 알아 간 시간이었습니다.

@galmaenamu.pub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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