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 시간과 경계를 넘나드는 종횡무진 화학 잡담 ㅣ 묻고 답하다 4
장홍제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2년 5월

예술부터 전쟁까지,
조금 어렵지만 의외로 간단하고,
약간 심심하지만 사실은 흥미로운,
전방위 화학 이야기!

고등학교 시절 이과에서 문과로 진로를 바꿀 정도로 결정적인 원인이 된 과목이 바로 '화학'이었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원소기호와 보기만 해도 어지러워지는 화학 구조, '왜 이런 걸 공부 해야 하지' 라는 생각에 흥미도 없고, 책만 펴면 불안한 감정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닥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는데요, 그런 마음을 어느 정도 삭혀주는 책이 #갈매나무 를 통해 출판되었습니다.

과학과 실험 속에 낭만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믿는 화학자이자 광운대 화학과 교수인 장홍제 저자는 평소 화학이 좋아서 화학을 공부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약간은 심심하지만 사실은 흥미로운 화학에 대한 이야기를 깊은 곳에서부터 꺼내 독자들에게 내밀고 있습니다.

책은 1부. <역사에는 화학이 있었다>, 2부. <화학은 세상을 어떻게 바꿨나>, 3부. <인간은 화학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로 구성되어 있고, " 렘브란트의 그림에 숨어 있던 스케치는 어떻게 발견됐을까? 한니발의 군대는 정말 바위를 부수기 위해 식초를 이용했을까?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원소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색깔을 금속 나노입자가 결정한다? 거울을 통해 뒤집힌 세계로 들어간 앨리스의 몸은 어떻게 변할까? 문학 작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그토록 연금술에 주목한 이유는?" 과 같이 역사와 예술과 인문학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인물과 사건들 안에 있는 화학적 흔적들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줍니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죽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죽음과 관련한 많은 가설 중 화학적 관점으로 안티모니라는 원소에 의한 중독사를 이야기하며, 고대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알프스 산맥을 넘은 일화에서 암석을 녹인 아세트산 이야기, 베토벤의 죽음을 납, 수은 등의 원소의 독성과 함께 심층적으로 다루며, 연금술의 발달 과정, 성당 건물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유리의 특성, 최루성의 화학 무기 발전사 등에 대해 들려줍니다.

<종횡무진 화학 잡담> 코너를 통해 '원소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전자와 핵은 왜 달라붙지 않는지', '11족에 속해 있는 원소들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수만 년의 나이는 어떻게 측정하는지', ' 녹는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지', '산화와 환원', '무기 화합물과 유기 화합물의 차이' 등 화학의 기초 지식을 전해주고 있어 매 장을 통해 의문을 가졌던 부분에 대해 시원하게 답변해 주고 있습니다.

'세상 뒷이야기에 숨은 물질의 비밀을 파다 보면 화학이 역사 만큼이나 좋아지는 순간을 만난다' 고 하는데 어느 정도 공감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화학을 인문학 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해주며 어렵게만 느꼈던 화학에 대해 유익한 읽을 거리와 재미있는 정보들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