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여중 구세주 특서 청소년문학 21
양호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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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때가 있다면, 철부지 학창시절이 아닐까요? 한 여름 감기처럼 뜬금없이 찾아와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했던 그 때, 바로 사춘기 시절이 떠올려 집니다. 웃자고 한 이야기로, '중2 때문에 북한이 못 쳐들어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위 '중2병' 때문에 학생들도, 부모들도 모두 힘든 시기임에 분명합니다. 그런 시기를 유쾌하게 극복한 네 명의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차인정, 남혜진, 구세주, 함은하의 성을 딴 '차남구함' 소녀들의 아름다운 우정을 다룬 이야기가 양호문 작가의 손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이미 출간 된 중1을 다룬 <공주 패밀리>, 중3을 다룬 <중3 조은비>에 이어 중2를 다룬 <남성여중 구세주>가 특별한 서재를 통해 일명 '여중생 시리즈'가 완성되었습니다.

 

소설은 남성여중을 졸업한 지 10년 후 학교 방문을 위해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어느 날, 남혜진의 시선에서 4년 전부터 소식이 끊긴 구세주를 기다리며 전개가 되는데요, 맨 앞에 프롤로그를 맨 뒤에는 에필로그를 넣어 현재 진행을 서술하고, 가운데 부분은 과거 회상을 서술함으로써 액자 소설 형식을 취하며, 15세 중2 사춘기 소녀 때와 25세 성년의 아가씨 때를 비교해 볼 수 있는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혜진의 아버지는 투병 끝에 돌아가시고 장례식이 끝나자 엄마는 혜진을 작은 고모댁에 맡기로, 나중에 데리러 오겠다며 훌쩍 떠나버립니다. 의도치 않게 고아가 된 혜진은 고모네 침구 공장 지하방에서 자취를 하며 남성여중 2학년 4반에 다니게 되고,기회가 되면 아주 멀리 도망갈 생각에 잠깁니다.

 

'일찌 감치 빨간불이 켜진 내 인생. 굳이 학교를 다녀야 하나. 공부가 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어디로든 가야만 해. 아니면 죽어버리든지'라는 생각으로 매일매일 절망감에 빠져 지내던 혜진 앞에 따뜻한 빛으로 다가온 친구 세주, 인정, 은하.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들로 인해 세상을 향해 닫혔던 마음의 문이 열리고 모든 게 재미있고, 신나는 중학시절을 보냅니다.

무거운 짐을 끌고가는 장아찌 할머니를 도와드리며 가슴 뿌듯함을 느끼고, 은하 집안 잔치에서 노래와 춤을 추며 어르신들을 즐겁게도 해드리고, 태풍으로 혜진의 지하방에 물이 차는 일에 세주의 도움도 받고, 학교에 토사가 쏟아져 복구를 위해 흙을 퍼 나르는 작업도 하면서, 현실에 대한 불만과 내부에서 활화산처럼 끓어오르는 반항심도 통제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버리고 가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과 기다림을 접으면서 엄마에게 마지막 문자를 보냅니다.

 

"엄마! 이 문자가 엄마한테 보내는 마지막 분자야. 엄마! 이제 나를 잊어도 좋아! 나도 엄마를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거야. 엄마!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길 빌게. 엄마, 사랑해!
- 엄마 딸 남혜진 - " (P.259)

소설에는 별명만으로도 웃음지게 하는 국대잔(국민 대표 잔소리) 담임, 유라큐라(송곳니) 사회선생님, 닌자 너구리 체육선생님도 살짝쿵 등장하며, 네 친구들의 생존 분투기에 갈등과 멘토로서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또한 장아찌 할머니의 전재산 기부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면서, 의도치 않게 곤경에 빠졌을 때 절대 절망하지 말 것과 친구간의 우정이 진하게 느껴지며, 세상에는 마음이 선량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메시지를 한아름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한번 펼치면 가독성이 좋아 단번에 읽으며, 책을 덮는 순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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