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나를 위한 심리학
배재현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러분에게도 '트라우마'가 있으신가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작고 약한 아이에게 온 마음을 다 해 사랑하고 아껴주어도 모자라다는 표현이겠지요. 그러나 현실에선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비난과 폭력, 정서적 무관심과 방치에 대해 애써 부인하고, 대수롭지 않게게 여기려 애쓰는 사람들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어서, 어른이 되었어도 혼자 절망적으로 견뎌내고, 고통의 악순환을 반복하며 지친 상태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두렵고 막막한, 어찌할 줄 모르는 불안하고 외로운 시간들, 안전함을 느끼게 해줄 어른도 없었던 시간들, 그 때의 상처에 대해 위로와 치유를 건네주는 책이 갈매나무를 통해 출판되었습니다.

과거 경험했던 위기나 공포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감정을 다시 느끼면서 심리적 불안을 겪는 증상인 '트라우마'를 가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상담해온 배재현 임상심리전문가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사람에게 트라우마가 어떻게 생길 수 있는지, 눈에 보이지 않아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되는 정서적 학대가 실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이 상처를 안고 자란 사람들이 또 어떤 고통에 시달릴 수 있는지를 이야기 합니다.

비가 오는 하굣길 우리 엄마만 오지 않아서 자주 비 맞고 혼자 집에 갔던 경험, 외모 때문에 가족에게 반복해서 놀림 받은 경험, 여행 중 엄마를 잃어버렸다가 찾았는데 정작 엄마는 왜 딴청을 피웠냐고 혼내서 서러웠던 경험, 아끼던 반려견의 갑작스러운 죽음, 준비물을 안 가져가서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창피당한 경험, 부모의 심한 다툼을 지켜봐야 했던 상황 등,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경험들이 어떤 이에게는 감당하기 버거운 상처로 남는 기억이 될 수 있습니다.(p.21) 어린 시절의 상처는 그냥 괜찮아 지지 않습니다. 크고 작음을 떠나서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스몰 트라우마'는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사건이며, 평생에 걸쳐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면역계와 스트레스 반응 체계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준다고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무시하고 내버려 두는 '정서적 방치'는 아이가 곤란한 상황에 부닥쳐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에 부모가 그 감정을 외면하고 무시하거나 오히려 비난하며 치명적 상처를 주는 경우인데요, 부모로부터 외면받은 부정적 경험은 아이에게는 훨씬 더 크게 전달되어 강렬한 트라우마가 된다고 합니다.(P.71)

 

자신의 마음을 좀 더 편안하게 하고자 자신 안의 경험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는데 때로는 더 복잡해지기도 하고 더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화가 나기도 하고, 자신에 대한 연민의 마음으로 슬픔이 느껴질 수 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씩 자신엑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어린 시절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이 생기기 시작할 것입니다.

지금의 불안과 우울, 이유 없는 신체의 통증,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과 같은 고통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를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책으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관계 맺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어떤 감정을 느끼든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자신만의 이유를 잘 들여다 보고 그 경혐을 받아들일 때, 그 감정에서 벗어나 안정된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상처받은 감정을 들여다보며 회피가 아닌 수용을 통해 조금 더딜지라도 천천히 다독이면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음 회복과 치유에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