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언제부터 효자였다고!? - 이제는 끝내야 할 며느리밥풀꽃 이야기
박형진 지음 / 별에오르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니가 언제부터 효자였다고!?

제목을 본 순간 저는 뜨끔했습니다.

내가 언제부터 효자였냐고 책망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냥 웃고 지나갈 수 없는 책.

이 책이 바로 그랬습니다.

 

책이 도착한 날,

살짝 넘겨보았습니다.

소개에서 보았듯이, 만화도 있고, 글도 있어 읽기 쉬웠습니다.

그런데, 내용은 마냥 웃을일만은 아니더군요..

 

시어머니를 22년간 모시고 사는 아내를 보며 남편이 쓴 책.

이게 바로 그 책이었습니다.

 

남편이 바라본 고부간은 어땠을까요?

어떤 것을 느꼈기에 이런 책을 쓰게 됐을까요?

남자가 말했기에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며느리와 시어머니에 대한 속담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속담은 시대상을 반영한다는데,

며느리와 시어머니사이의 속담을 보니, 역시 힘든사이구나 싶더군요.

빠르게 급변하는 시대상을 따라가면서 만들어지는 속담은, 좋은 속담이었으면 싶더라구요.

 

책을 마무리하며 나왔던,

어릴 적 읽었거나 들었거나.. 했던 선녀와 나무꾼이야기.

왠지 들어본 적도 있는 듯 한 이 이야기에도.. 그냥 행복하게 산 선녀와 나무꾼을 생각했던 내게 색다른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선녀와 나무꾼이야기가 "고부관계"의 정점?을 찍는 이야기일줄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 나무꾼.

그 나무꾼에게는 홀로 된 노모가 있었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걱정하던 노모는 아들이 좋아하는 팥죽을 매일 쑤워두고 아들을 기다렸고,

하늘에서 그런 늙은 노모를 본 아들은 마음이 아파 선녀에게 어머니를 보고 오겠다고 합니다.

선녀는 하늘을 나는 말을 주며, 절대! 말에서 내려가면 하늘로 다시는 올 수 없다고 합니다.

나무꾼은 말을 타고 지상으로 어머니를 뵈로 갔고,

어머니는 내려와 팥죽을 먹으라고 했지만, 아들은 내려올 수 없다며 말에 앉아서 팥죽을 먹다가 말 등에 흘리고 맙니다.

뜨거운 팥죽에 놀란 말은 아들을 팽개치고 하늘로 돌아가고, 아들은 하늘로 돌아갈 수 없음을 슬퍼하며 시름시름 앓다 죽고맙니다.

...

책 앞에 적혀있던 정신적 탯줄을 끊어야 한다는 말.

그 말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남의 편이라 남편이라 한다는 말.

나의 반대는 남이니, 남편의 입장에서 남은 아내고,

즉, 남편은 아내의 편이란 뜻이라 합니다.

 

정신적인 탯줄을 끊고,

며느리인 아내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싶다면,

며느리가 아닌 아내를 아내로서 소중히 여기고 있다면,

"니가 언제부터 효자였다고!?"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아직도 끊어지지 않은 고부간의 갈등!

이제는 그만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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