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극적이지는 않지만 일상적인 것은 아닌, 특별한 다섯 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빵 터지진 않지만 은은하게 기억에 머무는 결말들이다. 마지막 작품이 가장 좋았고 김남주 번역가의 글도 근사했다.
죽음을 한참 읽은 것 같은데 고작 2월이었다. 12월까지 365일 꽉꽉 채워진 2146개의 죽음들. 책은 그 죽음들에 왜 우리가 분노하지 않는지 묻는다. 나는 왜 무감한가. 사회는 왜 무관심한가. 그래서 매해 죽음은 또 365일을 성실히 가득 채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드디어 시작되는 올해는 좀 다를까. 많이 후퇴한 그 법이 그래도 이땅의 노동자들을 지켜주길 바라므로 눈 돌리지 않고 지켜보겠다.
˝버린 것이 아니다. 주운 것이다.˝ 가족이 무엇인지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에 거듭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들의 이후가 궁금한데 더 얘기해주진 않을 것 같다. 짧지만 마음에 오래 남는 책이다.
정직한 제목이다. 한국어 수업 장면이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한국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인 것을 알게 된다(한글 말고 한국어). 대학 어학당 운영의 문제점과 한국어 교원의 열악하고 부당한 처우도 알게 된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건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임도 알게 된다. 의미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