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듀본의 기도 - 아주 특별한 기다림을 만나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11no3
 
 
 
어제도 이사람은 천재야~
라는 시작으로 리뷰를 했는데 이거야 원,
오늘도 이사람은 천재야~
를 시작으로 리뷰를 해야한다. 아니 해야만한다.
 
 
이건 나만의 생각은 아니고 역자의 리뷰도 이렇게 시작한다
이사카 코타로 천재아니야?
로 시작해서
이사카 코타로는 천재다
로 끝나는 역자의 후기
 
 
이게 바로 이 사람의 작품을 보는 평범한 사람들(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임)의 한결같은 생각이리라
 
 
단지 이름만으로 이 사람을 떠올리지 못한다면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라는 영화를 떠올린다면?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의 하나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두 남자배우가 미치도록 시크하게 나온다는 점때문일지도 모르지만
ㅋㅋㅋ
밥 딜런을 흥얼거리게 만드는 특유의 매력이 있는 영화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꼭 챙겨보기를 추천)
 
 
<중력 삐에로>
<칠드런>
정도는 들어봤음직도 한데,
뭐 그래도 모른다면이야 더 할말은 없기는 하다.
 
 
 
뭐 아무튼
미미여사나 온다 리쿠, 히가시노,바나나 등의 이름만으로 유명한 작가의 반열에 잇는건 아니지만
절대적으로 이 사람의 책을 읽고나면 팬이 되고 말터이다
 
 
 
 
"잘 떠오르지 않는데요."
나는 쭈삣거리며, 입을 뗐다.
"생각 안나면 뭐, 어때."
그는 하이톤으로 말하고는 손뼉을 탁탁 쳤다.
"모든 걸 알아야 하는 것과, 즐겁게 사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 아닌가?"
- p.11
 
목표지향주의적, 미션완료형에 집착하면서 사는 현대인이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지우는 족쇄가 바로 모든걸 알고, 모든걸 경험하기 위함이다.
나는 어떤지..음 반반?
그런데 때로는 나역시 남들보다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욕심에 스스로는 채찍질 하는 경우가 어찌 한번도 없겠는가
인간의 삶이 즐거워 지는 건, 정말 많이 안다는 것만으로 연결되는 건 아닐꺼라고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남들보다 더 공부하고 더 벌면서 행복하지 않은 인간, 내가 아주 잘아는 인간이 표본처럼 내 주변에 있으니까..
 
 
 
 
 
 
 
 
아내가 말하길 사람은 강물이 흘러가는 속도로 사는 것이 가장 올바르단다. 강물의 우아한 흐름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 말이야말로 옳은 말이야 여겨졌다.
- p.23
 
 
최근에야 나도 프리랜서라는 허울좋은 이름을 등에 업은고로,
때때로 강물의 속도에 맞춰 살고 있지만,
원래 나는 초단위의 스케줄을 사랑하는 사람이였다.
몇시부터 몇시까지 정확히 이 시간에 도착해서, 얼마동안 이 일을 완료하고, 다시금 이렇게..하는 그런 생활을 즐기고 사랑하던 사람
그래서 때로는 한강의 흘러가는 속도를 바라보는게 속이 답답해질 지경이였다.
그런데 인간은 진실로 그 속도에 맞추어 살아야한다는 것이 이제와서 느낀 삶의 진리인듯하다.
그런데말이지, 한강이 굽어보이는 곳에 살지않는 이들에게 강물의 속도역시 느낄래야 느낄수가 없는 높은 벽이 아닌가?
 
 
 
 
 
 
 
 
 
 
왜 그랬을까, 그때 다시 할머니의 말이 생각났다.
"인생이란 건 말이지. 백화점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나 매 한가지야. 너는 제자리에 멈춰 서 있어도 어느 틈엔가 저 앞으로 나가 있지. 그 위에 첫발을 디딘 순간부터 흘러가는 거야. 도착하는 곳은 이미 정해져 있지. 제 못대로 그곳으로 향해간다 이거야.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몰라. 자기가 있는 장소만큼은 에스컬레이터가 아니라고들 생각해."
 그러고 난 다음에, 어차피 에스컬레이터는 네가 좋든 싫든 앞으로 흘러가니까 숨이 턱에 받치도록 일하기보다는 맛있는 거나 먹고 쉬엄쉬엄 사는 게 득을 보는 거라고 했다.
- p,46
 
 
 
이 역시 삶의 속도를 늦추어야하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참 인간이란,
에스컬레이터라는 단어에 왜 나는 주원씨가 생각나는가.ㅋㅋ
막상 연초에 온스타일에서 하는 시크릿가든 재방송을 몇 편 본게 다인지라 주원어쩌고 라임어쩌고라는 명칭을 붙이기에도 심히 민망한 초보자임에도
ㅋㅋㅋ
(그래도 혹시나 나보다 더더더 TV드라마같은거에 무심한 원시인의 삶을 사는 이를 위하야 설명을 하자면
주원이라는 사람은 폐쇄공포증 때문에 자신의 백화점에 출근할때 에스컬레이터로 쭉 올라간다.)
 
이건 진짜 딴이야기에 빠진거고,
누군가가 인간의 삶은 시작과 끝이 온전히 정해져있는거라는 말을 해도 우리는 때때로 나의 삶은 그 줄위에 있지않은양 행동한다.
진짜 우리의 삶은 에스컬레이터위에 놓인 것같지않나?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보면 '올해가 벌써 갔어? 내가 언제 이 나이를 먹은거야?'하면서 정신차리게 되니까
하필이면 또 연말에 연초를 지나는 지금 시점에 딱 어울리는 이야기다.
 
 
 
 
 
 
 
 
"이 세상살이 누구에게나 딱 한 번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사는 게 즐겁지 않다거나 슬픈 일이 있더라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시작할 수는 없다. 안 그러냐? 모두들 한 번 왔다가 가면 그걸로 끝이야. 알겠니?"
할머니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 p.217
 
 
이 천재작가역시 작가가 된 이유가 아버지가 건내주신 책에 즐거운 일을 하라는 말 때문이였다고 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일, 내가 즐겁게 할 일은 무엇일까...
또 혹자는 자신이 원하는 즐거운 일이 직업이 되면 그 즐거움 역시 지겨운 일이 되어버릴수도 있으니 그 즐거움은 스스로를 위해 아꺼두라고도 하던데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아무튼 난 여전히 글을 쓰는 사람도 되고 싶고,
그림을 그리는 꿈 역시 버리지 않았다.
나의 꿈은 어디에서 여전히 헤매이고 있는가..
라고 한탄하기에는 나는 지금도 원하는 여행을 하고, 원하는 공연을 늘 보러다니고, 원하는 책을 늘 읽고 살고 있다는 생각 역시 든다.
하하하
 
 
 
 
 
 
 
 
 
밤이 진짜, 라고 그는 말했다.
밤을 즐기는 것이 야경을 즐기는 것이다. 별과 밤과 그리고 새까만 바다, 바로 그러한 것들이 밤의 풍경이 아니냐고 그는 조용히 말했다.
- p.268
 
 
내가 본 최고의 야경은 홍콩이기도 하고
중학교때 야영가서 봤던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채로 우리는 밤하늘의 별은 야경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기보다는 우연히 주운 돈마냥 부록처럼 느끼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야경을 보기위해 남산으로, 오사카의 빌딩위로 올라갈때 우리의 계산속에 밤하늘의 별이 있었던가
반짝이는 불빛에 별빛다위는 무색하게 만다는 그 휘왕찬란한 불빛을 오롯히 즐기기 위함이였으니까
야밤에 즐기는 한강 드라이브 역시 도시의 불빛을 즐기는 방식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자 그동안의 내가 사랑한 그 불빛이 조금은 그 빛이 빛을 바란다는 생각도 들지만
인생에는 무조건 A아니면 B라는 생각은 원래 가지지 않은 사람이다. 내가.
그래서 결론은
새카만 밤하늘에 펼쳐진 별빛도,
별빛마져 삼켜보리는 휘황찬란한 불빛의 도시의 야경도 나는 함께 사랑할꺼다라는 거다.
 
 
 
 
 
 
 
 
 
나는 권선징악을 컨셉으로 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 는 옛말을, 나는 좋아한다. 왜냐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 p.301
 
 
이 문장을 읽자 머리가 띵~ 하고 아파왔다
젠장..이라는 욕을 내뱉었는지도 모르지
인생은 진짜 이렇다.
인생은 동화따위는 아니니까
트위터에 이 문장을 올리자마자 RT와 DM으로 이말에 공감함을 나타내준 트친분들 역시 이 문장이 가지는 인생의 부조리함을 겪은 어른인게다.
권선징앙이라..
아니 그보다는 돈이 없는게 죄다.라는 말이 현실이다.
인생은 그런거다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는게 아니고
나쁜 짓을 하고 걸리거나
혹은 나쁜 짓을 하고도 자신의 죄를 합법적으로 씻어줄 돈이 없으면 벌을 받는거다
그게 인생이다.
칫..
아니 젠장이다,,이건
 
 
 
 
 
 
 
 
"여기도 마찬가지지. 동물은 가축농가에서 잡아 시장에서 판다. 말하자면 동물을 죽여서 그 고기를 먹는다는 실감은 없다. 그 과정은 생략되어 있다."
 우리들은 여기저기서 동물을 죽여, 그것을 먹고 살아간다. 다만 그런 것을 사람들은 잊고 산다. 잊게끔 되어 있다. 그런 시스템이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대체 몇 마리의 동물들이 죽어야 하는가?"
사쿠라의 말투는 대답을 듣고자 한 게 아니였다.
"생각한 적 없는데요."
"지금부터 생각하라."
그는 계속했다.
"동물을 먹고 살아간다. 나무껍질을 벗겨 살아간다. 몇 십, 몇 백의 희생을 치르도 한 사람의 인간이 살아간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해서 살아갈 가치가 있는 인간이 몇이나 되는지 아나?"
나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정글 속을 기어가는 개미보다 가치가 있는 인간이 몇이나 되나?"
"모르겟습니다."
"없다."
 
사쿠라는 20년 전, 유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살아 있을 가치가 있는 인간이 있는가?"
 깊은 밤, 섬은 잠들어 있었다. 사쿠라는 유고 앞에 섰다. 사쿠라는 아직 소년이였고 그 날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쏜 날이였다. 상대에게서 나온 피로 그의 두 손은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았았는데도, 그 미소년의 육체와 정신은 어디 하나 흔들림이 없었다.
"인간에게 가치 따위,없겠지요."
허수아비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단 한 사람도?"
"나를 만든 로쿠지로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별개인가?'
유고는 그 질문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않고 다음 이야기를 했다.
"다만 민들레 꽃이 피는 데 가치가 없어도 그 꽃의 천진한 아름다움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인간에게 가치는 없지만, 없는 건 없는 것일 뿐 그렇다고 화를 낼 일은 아니지요."
- p.326,327
 
 
 
아까 타임라인에서 본 글중에 올해는 고기를 덜 먹어야겠다는 글이 있었다.
인간의 잘못으로 그들을 다 죽이고 (그것도 살처분이라는 극악무도한 생매장의 방법을 택하고)도 인간은 또다시 우리의 실수로 그나마 살아남은 것들에게까지 위협을 가한다
시작도 중간도 끝도 다 인간의 잘못이다.
우리에게 잡아먹히기위해 사는 동물들,
나는 육식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초식이 역시 아니니까
때로는 인간은 초식의 삶을 영위하는 것만으로 뭔가 다단한 희생을 감수한마냥 유세를 하기도한다
그런데 사실은 인간은, 아니 모든것들은 더불어 산다는 동화적인 말을 뒤집어보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잔인한 존재들이다
식물을 먹고 동물을 먹고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다 적이다.
 
 
 
 
 
 
 
 
 
화가 난 김에 지껄이는 것이지만, 야스다가 하는 말은 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이라고 해서 다 말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 p.355
 
 
진실이라는 말은 모든것을 덮어주는 만능키가 아니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진실이라는 말로 가혹한 말들을 포장하고 상대에게 그 칼날을 겨눈다.
 
 
 
 
 
 
 
 
 
 
"내가 쏜 화살이 분명히 과녁에 명중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엉뚱한 바닥에 꽃혀 있는 것을 보면 허망하지 않겠어요?"
"그럴 때는 말이야."
히비노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떨어진 장소에 과녁을 그려 넣으면 되지.'
- p.388
 
 
 
이 책은 잠언집같다고,
나는 그렇게 매 문장에 감동을 하면서 읽어서인지
그 감동의 문장들을 따라 의식의 흐름의 방식으로 리뷰가 써지고 있다.
그래서 분위기 역시 왔다갔다
좀 다중이같다,,내가,,지금..ㅋ
아무튼 우울한 문장들 사이에서 오랜만에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행복한 구절이다
누군가는 이런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은 생활방식..이라고 욕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멀티형의 인간은 대우받는 세상이다. 지금은
아이폰은 터치방식을 떠나서도
대용량의 mp3로, 어플로 만나는 방대한 기능들로 이미 충분히 멀티하고 그래서 더없이 똑독한 친구인거다
 
때때로는 우리는 이런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까이꺼 인생이 뭔가
잠시 멈춰지면 거기서 쉬어가면 되는거다
여기서 멈춰서 이를 어쩐다..하고 발을 동동 구를게 아니라
여기서 쉬어가니까 행복해..하는거
그게 삶의 행복의 팁이다,
 
 
 
 
 
 
 
 
 
 
공공연히 자기는 거짓말을 싫어한다고 떠드는 인간을, 나는 다지 신용하지 않는다.
자기 인생을 완전히 집어삼켜 버릴 만한 거대한 거짓말에 휘말려 있는 것이, 차라리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히비노도, 죽을 때까지 섬사람의 본심 따위 알고 싶지 않을 것이다.
- p.452
 
 
...
 
 
 
 
 
 
 
 
 
 
 
 
이 책은 기발하다.
말이 전혀 알될것같은 이야기를 엮어내는 솜씨는 그가 얼마나 프로패셔널한 거짓말장이인지를 보여준다
소설가는 원래 거짓말장이니까
그의 거짓말은 더더 끝없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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