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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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겁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유달리 귀신 이야기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서 대게의 경우 '이건 정말 안무서운 공포영화 아니야?'라며 김빠져하는 영화도 나는 늘무섭다

<디아워스>라는 니콜키드먼이 나왔던 영화도 디게의 경우도 '이건 공포영화라고 하기엔 좀 아니잖아'라고 말했지만 나는 무서웠다.

또한 내가 워낙에 고음역대의 비명을 쉬지않고 질러대는 바람에 함께 영화를 본 친구는 '이 영화 너랑 보니까 무서운데'라는 칭찬아닌 칭찬을 해주며, 앞으로 모든 공포영화는 너랑 봐야 무서움이 살아난다며 맛난 밥으로 나를 꼬시고 있다.(물론 나는 왠만하면 넘어가는 밥의 유혹에도 굴하지않고 공포영화같은건 안본다.는 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 

 

 

이 책에 귀신('유령'이라고하면 동양적인 느낌이 감해진다. 단어가 주는 느낌은 때로는 설명 불가능하지만 또력하다)이 나온다고, 그것도 떼로 나오며, 주인공인 소녀는 내내 귀신들을 봐댄다고 누가 나에게 말 한마디만 해주었어도 나는 이 책을 절대 펴지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머리가 너무 아파. 쉽게 볼 수 있으면서 스토리가 막힘없는 숙련된 작가의 것이 필요해!'라는 생각으로 고른 작가의 책이였으므로, 비록 <메롱>이라는 제목은 너무 가벼운 느낌이 들었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작이라면 나는 믿을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집으든것이였다.(그 가벼운 마음과는 달리 책은 두껍고 무겁다. 헬스장에서 바이크 타면서 이 책 보다가 손목 나가는 줄 알았다. 혹여 나같은 생각으로 이 책을 운동가방에 집어넣으신 분이 있다면 행여나 그런 시도는 하지 말기를 바란다. 왠만한 책 2권의 두께와 무게다.)

 

 

평소처럼 야밤, 엎드려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미야베가 워낙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이기는 하지만 그가쓰는 시대물이라는 점에서 생경한 느낌으로 이 대단한 이야기꾼이 펼쳐나가는 이야기를 기대하며 책장을 넘긴다. 도시락집을 하는 시치베에가 자신의 오랜 꿈이였던 요릿집을 하기위해 여러곳을 다니다가 후카가와에 요릿집을 열기로 한다. 그 요릿집의 이름은 '후네아'. 시치아베는 자신이 키운 숙주 다이치로와 다에, 그리고 그들의 어린 딸 오린을 이 후네아로 보낸다. 그리고 후네아에서 오린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소녀가 자신에게 메롱(일본식의 메롱은 손가락으로 눈의 아랫부분을 잡아당겨서 흰자위를 많이 보이는 것이다. 일본잡지에서 왜케들 이런 모습으로 사진을 직는가 했더니, 우리의 메롱만큼 대중적인 모습이였던 것이다.)을 하는것을 보고 소녀를 따라갔다가 알게된다. 그 소녀는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라는 사실을....

 

악,!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귀신 이야기를 싫어한다. 그게 귀여운 귀신이든(케스퍼는 귀신이 아니고 유령이다.그래서 케스퍼는 안무섭지만 이건 귀신이다. 무서운거 맞다.) 뭐든, 내사랑 투니버스에서 요즘 새로 방송하는 <괴담 레스토랑>의 예고편으로 에피타이저라며 짱구와 짱구사이에 광고하는 그 것도 나는 너무나 무섭다. 여기까지 읽고 나는 책을 덮었다. 잠을 이룰수도 없고, 방의 불도 끌수가 없어서 수면등을 눈부시게도 바라보는 상태로 밤을 지세웠다.(뭐 언젠가 스르륵 잠이 들기는 했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내가 신뢰하는 작가에 대해서는 무한 신뢰를 보내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중도포기는 정말 싫어하는 성격이다. 이 책을 내 손에 넣은 이상 나는 이 책을 꼭 다 읽어야한다. 하지만 더 책장을 넘기는 것이 두려워서 이 책을 읽다말고 사사키 조의 <경찰의 피>도 상,하권을 다 읽었고 온다리쿠의 것도, 뭐 이런식으로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도 자꾸만 찝찝하게 내 속에 남는 것이였다. 그래서 방법을 찾았다. 낡이 밝은 대낮에, 절대 비가 오지 않는 햇빛 쨍쨍한 날에, 지하철 안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만 이 책을 읽으리라. 그러면 덜 무서울 것이다. 그래서 이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지하철에서도 읽고, 헬스장에서도 읽고,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도 원썸머나잇이 시작하기전 1시간 반은 차문을 열어두고서 이 책을 읽었다. 그렇게 어제서야 이 책을 다 읽었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했던가. 처음에는 뒤가 서늘해졌던 귀신들의 등장도 이제는 익숙해지니, 어제의 경우는 야밤에 엎드려서 마져 책을 읽을 정도의 담력이 생겼다. 혹은 '이 귀신들은 착한 귀신이야'라는 오린의 심정에 동화된건지 아무튼 야밤에 이 책을 마져읽고서 불을 끄고 잠을 잘 잤다.(그러나 나는 여전이 <괴담 레스토랑>도 무섭고 공포영화도 무섭다. 절대 이런거 보자고 나 불러내지 말기를)

 

귀신은 한이 쌓여서, 혹은 그래서 성불하지 못해서 그 한을 풀기전에는 자기가 죽은 주변을 맴도는 거라고 이 책속의 귀신들은 말한다. 그리고 사람은 때때로 귀신을 보는데 그 귀신의 한을 함께 가지는 사람일때 그 동류감이 귀신을 보게 만든다고 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것, 나 대신에 그것을 차지하고 믿는 것, 그런것들에 대한 미움이 그 성불을 막는 이유라면 나 역시 때로는 그런 악을 가슴에 품고 살고 있지는 않을까 무서움이 생긴다. 그래서 결심해보는 것이다. 내가 미움을 품지 않고 산다면 나는 절대 앞으로도 귀신을 보지 않고 살 수 있을 터이니, 나는 진실로 착하게 깨끗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야 겠다고 말이다.

 

귀신이야기의 결론으로는 먼가 어울리지 않는 동화용 소감이지만, 아마 대부분의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이런 마음을 가져주기를.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사람들만이라도 미움을 마음에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 되면 좋겠다.  


 

http://blog.naver.com/mynamemonday/112165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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