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지구 평균치의 2~3배 수준으로 오르고 있는 북극에서는 이제 온난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조짐이 뚜렷하다. 2015년 12월 말 북극의 기온은 빙점과 가까웠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12월 하순의 혹독한 밤의 극지의 기온은 평균 영하 30°C일 것이다. 이 시기에 강력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쪽에서 온 아열대 공기가 퍼지면서 하루 만에 기온이 25°C나 치솟았다. 직접 목격한 사람은 없었지만 당시 한겨울인데도 북극에 잠깐 비까지 내린 것 같다. - P38
"밝은 흰색의 눈으로 덮인 얼음은 들어오는 태양열의 80퍼센트 이상을 반사하지만, 어두운색의 바닷물은 그 위로 떨어지는 태양 복사열의 95퍼센트까지 흡수한다. 그리고 일단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 이 과정은 빠르게 스스로 강화된다. 바다 표면이 더 많이 드러나 태양열을 흡수해 온도를 높이고, 다음 해 겨울에도 얼음이 다시 형성되지 못하도록 한다." 이런 알베도의 변화는 이제 인공위성에 의해 직접 측정되고 있으며 그 영향은 극적이다. 전 세계 평균적으로 이 가열 효과는 2,00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뿜어내는 것과 맞먹는다. - P40
이 모든 밑바탕에는 지구온난화에 따라 해양의 열기가 엄청나게 증가한 현상이 자리한다. 기상학지들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북태평양 서쪽의 중국 동부, 대만, 한국, 일본에 영향을 미치는 4등급, 5등급 태풍의 수는 2배, 또는 심지어 3배나 증가했다. 열대성 사이클론은 전체 숫자가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점점 더 강력한 형태로 변하고 있다. - P70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은 해양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용해되면서 탄산을 형성하며, 가장 직접적으로 해양 산성화를 일으킨다. 산업화 이전 시기 이래로 해양 표면의 pH는 0.1 정도 감소했는데, 이 변화는 이미 산호에서 플랑크톤에 이르기까지 껍데기를 만드는 데 탄산칼슘을 이용하는 유기체들에게 해를 끼쳤다. 이 정도 pH의 감소는 별것 아닌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수억 년 동안 자연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보다 도 빠르게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 P97
인류 역사상 어떤 인간도 만년설과 마주하지 않은 채 북극을 배로 횡단할 수는 없었다. 그린란드의 빙상이 훨씬 더 작았고 북쪽 지방까지 숲이 확장되었으며 사하라 사막에 호수와 습지가 가득했던, 빙하기 사이의 따뜻한 기간인 이전의 간빙기 동안에도 북극에는 녹지 않는 얼음이 있었다. 이 얼음이 사라지는 날인 ‘북극의 데이 제로‘는 다른 것들 못지않게 지구온난화의 표지가 될 것이다. P.109~110 - P109
지구온난화 폭이 1.5°C로 제한되면 심한 폭염에 노출되는 인구가 17억 명, 극한적인 열파에 노출되는 인구는 4억 2,000만 명, ‘유례없는‘ 열파에 노출되는 인구는 6,500만 명 감소한다. 폭풍우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2019년의 한 연구가 경고한 바에 따르면 해안에 거주하는 수백만 명의 인구가 2°C 상승한 세계에서 열대성 사이클론에 극한적인 무더위가 더해지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 P140
한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들은 2°C 상승한 세계의 폭염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에어컨에 쓸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이런 국가의 냉방 비용으로 미국, EU, 일본의 총 발전 용량과 맞먹는 추가 전력 공급이 필요할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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