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자면, 말이야. 애초에 초등학교 안에 과학실이라는, 보통교실과는 다른 특별한 공간이 있어. 그런 공간은 으레 여느 교사와는다른 건물에 있지. 당연히 그런 곳은 보통 교실과 비교해서 오가는 사람이 적어. 사람의 왕래가 적으면 어떤 계기로 거기 가야 할 때 아무래도 좀 불안이나 공포심을 느끼기 마련이거든. 공포의 정체를 모른다는 것, 그 자체가 공포를 키우니까. 그 막연한 공포감을 공유하기 위해춤추는 인체 모형이라는 엉터리 공통 인식을 만들어 내는 거야. - P239
남성: 하지만 마사루는... 신은 아니지 않습니까?
노인: 잘 생각해 보게. 자네도 주변에서 치켜세워주면 잘나지 않아도그런 생각이 들 거 아닌가. 그거랑 똑같지. 다들 숭상하고, 두려워하고, 그러다 보면 신이 돼버리는 거야. 그러다 점점 잊히고.
신이건 부처님이건 귀신이건 잊히면 희미해지는 법이지. 그래서 잊힐 것 같으면 나쁜 짓을 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거야. - P295